전지환 월드비전 국제구호팀장 “벼랑 끝에 몰린 이들과 함께 울고 그 짐을 나누져야죠”

입력 2013-11-14 17:16


초대형 태풍 ‘하이옌’으로 인한 재난현장을 보면서 인도적 지원가(humanitarian worker)로서 흡사 욥의 친구들과 같은 무력감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한 언론을 통해서 보도된 한 여인의 고백이 저의 마음을 울립니다. 그는 이번 태풍으로 인해서 가까운 친척과 가족 11명을 한번에 잃은 기구한 여인이었습니다. 사망자 중에는 이제 겨우 2살난 그의 딸도 포함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흐느낍니다. “이제 난 생각조차 할 수가 없어요. 난 정말로 모르겠어요. 현재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생존하려고 발버둥치는 것입니다. 하지만 난 내일 혹은 그 이후에 어떤 일이 생길지 아니면 계속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이 무기력한 여인은 임신 8개월이었습니다.

이들의 고통을 다 이해하지 못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이들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들의 고통에 함께 울고 그 짐을 나누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월드비전은 이러한 필요에 응답하고자 이번 태풍이 쓸고 지나간 중부 필리핀지역에서 3개 지역(사마르/레이테, 파나이, 보홀)에서 긴급피해조사를 실시했고, 12일(화)부터 현지에서 긴급구호사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월드비전은 이번 긴급구호 활동에서 식량 및 비식량 물자지원, 임시거주 시설, 식수 및 위생, 아동 보호 분야에 사업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총 수혜자는 8만 가구 (약 40만명)를 목표하여 6개월 동안 긴급구호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월드비전 필리핀 현지직원 500여명과 외부 전문가들이 이번 긴급구호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필리핀에서만 950만명이 피해를 입은 거대한 재난 앞에서 절망한 주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성도님이 기도와 물질적 지원으로 함께하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