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말라기 선지자의 교훈
입력 2013-11-14 17:07
말라기 4장 1∼2절
말라기 선지자의 시대는 이스라엘에서 어두운 시대였습니다.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던 때만 해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바벨론의 뒤를 이은 페르시아의 통치 아래 이스라엘은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했습니다. 하나님 임재의 상징인 성전의 재건도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의 관심은 이제 이스라엘로부터 멀어진 것처럼 보였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낙심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도덕적인 타락이었습니다. 말라기 선지자는 이들을 향해 적어도 다섯 가지 문제를 지적합니다. 이방신을 섬기는 문제(말 2:11∼15), 십일조를 준수하지 않는 문제(말 3:8∼10), 안식일을 준수하는 일에서 멀어진 관심(말 2:8∼9), 부패한 제사장들(말 1:6∼2:9), 점을 치거나 거짓맹세를 하는 사회적 문제 등입니다.
말라기서는 하나님께서 선지자를 통해 자신의 속성을 드러내시고, 그 백성들의 잘못을 지적하시며, 그들이 어떤 심판을 당할 것인지를 그 백성과 논쟁 형태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당시 문제가 오늘날 우리의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이방신을 섬겼습니까’라고 항변하겠지만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들이 많아 보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에 따라서 그 순위가 늘 오르락내리락합니다. ‘십일조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말은 돈의 문제라기보다는 이스라엘 백성의 하나님을 향한 충성을 말합니다. 이스라엘은 끊임없이 하나님을 떠나지 않았다고 변명하지만 이미 그들은 하나님을 떠났습니다. 지금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과 늘 함께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물질이 있는 곳에 우리의 마음이 있다는 것을 완전히 부인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습니다.
안식일을 준수하지 않았다고요? 네, 당연히 1부 예배라도 드렸다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너무나 많은 쾌락에 흔들립니다. 예배는 형식일 뿐 이미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것입니다.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살아 있는 예배가 절실합니다. 하나님만 바라보는 목회자 아닌가요? 맞습니다. 당시의 제사장들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향한 제사를 이끌었듯이 오늘의 많은 종교 지도자들이 최선을 다해 성도를 이끕니다. 그러나 성경은 ‘더러운 떡을 나의 단에 드렸다’(말 1:7)고 말씀합니다. 종교지도자들을 향한 비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요? 교회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미 우리는 사회정의가 이 땅에 얼마나 절실한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또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불의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것 또한 부인할 길이 없습니다. 말라기 선지자는 이러한 이스라엘과 우리를 향해 선포합니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보라 용광로 불같은 날이 이르리니 교만한 자와 악을 행하는 자는 다 지푸라기 같을 것이라 그 이르는 날에 그들을 살라 그 뿌리와 가지를 남기지 아니할 것이로되.”(말 4:1)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지자는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소망을 선포합니다.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말 4:2) 실망스런 우리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여전한 것은 이 말씀에 근거합니다. 심판의 두려움과 미래의 소망을 동시에 부여잡고 사는 우리가 돼야 할 것입니다.
전의영 목사 (전류리루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