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이룬 꿈 하늘나라에서…"

입력 2013-11-14 13:39

[쿠키 사회] “이 땅에서 못 이룬 꿈 하늘나라에서….”

14일 오전 충남 태안 한서대학교 훈련용 항공기 야간비행 추락사고로 숨진 희생자의 빈소가 마련된 태안의료원. 그들을 추모하는 행렬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대학 선후배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애도의 뜻을 전했다. 숨진 교관과 학생들이 제집처럼 지냈던 태안캠퍼스에 마련된 합동 분양소에도 이른 아침부터 학생들의 조문이 발을 이었다. 한 교관은 조문을 마치고 나온 뒤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친구들을 부둥켜안았다.

교관과 학생들의 주검이 안치된 태안의료원 장례식장 빈소에는 온 종일 조문객들의 줄이 끊이지 않았다. 가장 많은 조문객은 같은 학교에서 동고동락하던 친구들이었다. 짧은 조문을 마치고 서둘러 떠나는 어른들과 달리 학생들은 음식을 나르고 신발을 정리하는 등 일손을 거들었다.

유족과 친구들은 여전히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배덕희(24·항공운항과 학회장)씨는 “항상 곁에서 비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숨진 배준한(20)군을 지도했던 최수연(27·여) 교관은 “(준한이가)야간 첫 비행훈련에 얼마나 떨렸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큰 꿈을 이루지 못해 안타깝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 대학 비행교육원 이승표(38) 교무부장은 “베테랑 교관과 우수한 학생들이 세상을 떠나 슬픈 마음 뿐”이라며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 분석 결과가 나와 봐야 정확한 사고 경위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숨진 학생들은 수개월의 주간비행을 거쳐 야간비행 훈련을 받고 있었다. 사고가 난 항공기는 지난 12일 오후 5시50분 태안비행장에서 이륙해 울진공항으로 비행하다가 경북 영덕군 칠보산 정상부근에서 추락했다.

유족들은 오는 16일 학교에서 합동영결식을 가질 예정이다.

태안=국민일보 쿠키뉴스 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