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100조원대 자금줄 키워왔다”
입력 2013-11-13 22:41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100조원대 부동산 기업을 등에 업고 절대적 권력을 유지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은 하메네이가 ‘세타드’라는 이름의 거대 기업을 통해 국민들의 부동산을 편법으로 몰수, 재산을 키워 왔다고 11∼12일(현지시간) 연재 보도했다. 이 기업의 규모는 950억 달러(약 101조9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이란의 석유판매액보다 40%가량 많은 금액이다.
로이터는 세타드 직원의 발언, 테헤란 증권거래소, 기업체 자료, 미국 재무부 정보 등을 취합하는 등 6개월 이상 장기간 취재해 이같이 전했다. 그러나 세타드의 정확한 자산 흐름은 파악하지 못했다. 세타드는 이란 최고지도자의 허가 없이는 의회조차 조사가 어려울 정도로 베일에 싸여 있기 때문이다.
세타드는 1989년 이란의 전 최고지도자였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설립했다. 바하이교 신자 등 종교적 소수자, 사업가, 외국에 거주하는 이란인들의 부동산을 강탈하다시피 하며 자산을 불려왔다. 세타드는 법원에서 이들이 소유한 부동산이 버려진 것이라고 허위 주장하는 수법으로 소유권을 빼앗았다. 몰수한 부동산은 다시 경매에 내놓거나 원주인에게 임대료를 받는 식으로 수익을 올렸다. 세타드의 부동산 자산은 2008년 기준 520억 달러(약 55조77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들어서는 금융, 석유, 통신 등 다른 사업에까지 손을 뻗쳤다.
로이터는 하메네이가 그의 전임자 호메이니보다 더 막강한 통제력을 휘두르면서 24년간 권좌를 지키는 데 세타드의 재력이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