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 대통령, 러-일전쟁 순국한 러시아인 추모…러시아 전역 생중계

입력 2013-11-13 22:35

[쿠키 사회] 한국 내 러시아의 성지인 인천 연안부두의 샹트페테르부르그 광장을 러시아 대통령이 전격 방문해 러·일전쟁 당시 순국한 러시아인들을 추모했다. 이 장면은 러시아 언론매체를 통해 러시아 전역에 생중계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일 인천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을 찾아 러시아 순양함 바랴그호 추모비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 한반도 주변 4강 정상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출국에 앞서 인천시 중구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을 찾았다.

푸틴 대통령이 바쁜 일정을 쪼개 인천을 방문한 이유는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인천 앞바다에서 숨진 러시아 군함 승조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서다.

푸틴 대통령은 바랴그호 추모비 앞에서 헌화한 뒤 묵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송영길 인천시장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 인천 분교 설치 등에 대해 10여분동안 면담했다.

송 시장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 인천캠퍼스 설립과 국립음악원(컨서바토리), 볼쇼이 발레단 부설 모스크바 국립무용아카데미(볼쇼이 발레 아카데미)가 인천 분교를 설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 총장과 소관 부처인 문화부에 직접 전화해 하루 빨리 분교가 설치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소치 올림픽 성공을 위한 협력에 대해서도 환담했다.

바랴그호 추모비는 러일전쟁 100주년을 맞아 지난 2005년 건립됐다.

바랴그호 승조원들은 1904년 2월 러일전쟁 때 인천 앞바다에서 일본함대와 전투를 벌이다가 패배 가능성이 커지자 항복 대신 자결했다. 이들은 러시아에서 조국을 위한 헌신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시는 바랴그호의 깃발을 러시아에 장기 대여하는 등 러시아와 활발한 교류사업을 벌이고 있다. 2011년에는 추모비 주변을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으로 명명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새벽 공식 방한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관련 협력과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양국 간 노력에 합의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인천=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