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km 대서양 노 저어 첫 횡단… 병원 직원 30대 加 여성 “삶의 희망 찾기 위해”

입력 2013-11-13 18:25

캐나다의 30대 여성이 12일(현지시간) 노를 저어 대서양 단독 횡단에 성공했다고 현지방송인 CTV뉴스가 보도했다.

주인공은 몬트리올에 사는 밀렌느 파케트(35)씨. 그는 몬트리올의 한 아동병원에서 개인 치료사로 근무하던 7월 초 카누로 대서양 횡단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죽지 않기 위해 매일 고군분투하는 어린아이들을 보면서 힘이 빠졌다. 생생한 삶의 의미를 찾고 싶어졌고, 홀로 생사(生死)를 오가는 극한 상황을 체험하기로 했다.

3년 전 중남미 바바도스에서 프랑스 모로코까지 5명의 일행과 카누를 저어 횡단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혼자 떠나기로 했다.

파케트씨는 7월 7일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를 출발해 129일 만인 이날 오후 프랑스 해안 도시인 로리엥에 도착했다. 아버지인 장 파케트씨가 마중 나와 딸을 안아줬다.

4개월 가까이 소요될 정도로 5000㎞에 달하는 장도(長途)였지만 파케트씨 표정은 밝았다. 그는 운동 코치를 맡았던 올림픽 카누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의 막심 봐일라르에게 전화해 “로리엥의 해안가가 보인다”며 “지금 내 기분은 스케이트장 위의 밤비 사슴처럼 뛸 듯이 기쁘다”고 말했다.

봐일라르는 CTV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항해는 파케트에게 육체적·심리적으로 엄청난 도전이었다”며 “좁은 배 안에서 근육이 약화되고 기력이 떨어지는 고통을 겪었다”고 전했다. 또 항해 도중 폭풍을 만나 배가 두 차례나 뒤집어져 식량을 잃어버리고 통신 기기가 망가지기도 했다. 그는 “파케트가 노 젓는 일을 통해 한층 성숙해진 듯하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