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클로반 사역 필리핀 기아대책기구 성봉환 회장 “망연자실한 난민 위한 식량·의료 절실”

입력 2013-11-13 18:05 수정 2013-11-13 21:50


필리핀 기아대책기구의 성봉환(59) 회장은 슈퍼 태풍 하이옌이 레이테섬을 강타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마닐라를 떠났다. 12일 물과 식량을 들고 타클로반에 들어온 성 회장은 “음식과 방역, 응급 의료처치가 절실하다”며 “신속하게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기아대책은 레이테섬을 잘 알고 있다. 기아대책 봉사단원들이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한국 긴급구호단체로는 가장 먼저 이곳에 도착한 기아대책은 유엔 인도주의조정국과 현장에서 협력하면서 현장의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구호 사역을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타클로반에 와보니 어떤가.

“심각하다. 몇 해 전 레이테섬에 산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6개월 만에 복구됐지만 이번에는 1년 이상 걸릴 것 같다. 그러나 이들을 돕고 재건하는 일은 우리가 마음을 모아 함께 이뤄낼 수 있다.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다.”

-무엇을 기도하면 좋은가.

“레이테섬의 사람들이 빨리 일어서도록, 또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답지하는 성금이 규모 있고 건실하게 잘 쓰이도록 기도해주면 좋겠다. 재해를 겪은 필리핀인들이 우상 앞에 무릎꿇지 않고 하나님 앞에 나오길 간절히 기도한다.”

-한국 긴급구호단체 중 가장 먼저 기아대책이 타클로반에 들어왔다. 여기서 어떤 활동을 할 것인가.

“음식이 가장 필요하다. 요리할 곳도 없어 비상식량을 마련해 대피소와 필요한 지역에 나눠줄 계획이다. 식량은 필리핀 다른 지역에서 마련할 수 있는데 옮기는 것이 문제다. 차량이 있어야 하는데 지역 정부는 물론 유엔도 차량이 없다. 곧 발전기와 방역기계를 가지고 올 것이다. 한국에서 기아대책 의료팀도 14일 출발할 계획이다. 몇 군데 진료소가 마련됐지만 멀어서 오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우리가 대피소와 빈민촌의 피해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려고 한다.”

-필리핀의 선교사들과 교회는.

“마닐라를 비롯해 필리핀 각 지역에서 한국인 선교사들이 교단별로 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의 경우 이곳에서 활동해온 김여종 선교사를 통해 구호활동을 펼치기 위해 여러 선교사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내가 소속된 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타클로반(필리핀)=글·사진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