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슈퍼태풍 후폭풍] 김용상 119국제구조대원 “최악의 상황… 수일 내 충분한 음식 공급돼야”

입력 2013-11-13 18:02 수정 2013-11-13 20:14


“최근의 대재난 중 최악의 상황입니다.”

필리핀 레이테주 타클로반으로 급파된 김용상(44·사진) 119국제구조대원은 13일 태풍 피해 생존자들이 질병과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의 공식 긴급구호요원인 김 대원은 전날 오후 이곳에 선발대로 도착해 외교부 긴급대응팀과 함께 현장을 조사했다.

-다른 재해지역과 비교하면 어떤 상황인가.

“1999년부터 긴급구조활동을 하며 아이티의 대지진, 태국의 쓰나미,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지역도 가보았지만 역대 최악이다. 심각한 상황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생존자들이 시신을 수습하긴 했는데 치울 곳이 없다. 한꺼번에 파묻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하는데, 질병 감염 같은 사태가 올까 걱정된다. 구조작업은 현재로선 일단락됐다. 치안도 엄청나게 불안하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예상되나.

“3∼4일 내에 충분한 음식이 공급되지 않으면 폭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유엔에서 진단했다. 필리핀 정부가 900명의 군인을 긴급투입한 것도 이런 이유다.”

-현장을 둘러봤나.

“재난지역은 시신 냄새가 나게 마련인데 이곳은 가장 심하다. 해안에서 바로 바람이 불어오는 데다 수습이 제때 되지 않아 심하게 부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구조대 본대 50명이 대규모 방역장비를 갖고 올 것이다. 타클로반 전역을 다니며 방역작업을 할 것이다.”

타클로반=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