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처리·국회 보이콧 반대… 소극 행보 안철수 피 마르는 민주당

입력 2013-11-14 05:50

최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행보를 둘러싸고 민주당 내 시선이 삐딱하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과 관련한 특별검사 도입 관철을 위해 야권이 힘을 모아도 부족할 판인데 안 의원이 유독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서다. 국민 여론을 감안해 민생을 강조하고 싶은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이번 사안만큼은 한목소리로 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녹아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회가 중요하다는 것을 왜 모르겠느냐. 그러나 여당이 원하는 대로 다 따라가면 특검을 받아줄 리 없다”며 “우린 제1야당”이라고 말했다. 전날 안 의원이 범야권 연석회의에 참석하고도 “사안별 연대”라며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특검과 예산안·법안 처리 및 국회 보이콧 연계 방안을 반대한 데 답답함을 표시한 것이다. 여당을 압박할 수단도, 대안 제시도 없이 안 의원이 “새누리당이 특검을 계속 반대하면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는 한가한 소리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도 지지층을 염두에 둔 선 긋기라 정치공학적이란 얘기도 있다.

안 의원 측에선 연석회의가 선거연대로까지 확대 해석되거나 대선 불복으로 비춰져 정치세력화에 장애가 될까 걱정하는 눈치다. 금태섭 변호사는 라디오에 나와 “특검 때문에 모인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내년 지방선거에 독자 후보를 낼 것”이라고 못 박았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의 안 의원 질의를 놓고도 뒷말이 많다.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이 쟁점이 됐는데도 안 의원은 연구·개발 등 정책과 관련한 질의만 했다. 한 민주당 인사는 “신상과 도덕성을 캐묻는 것을 정치 네거티브로 보는 듯하다”며 “자기 손에 피를 안 묻히겠다는 심보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