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앞마당에 농산물 쌓아놓고 소박한 축제

입력 2013-11-13 17:54


‘추수감사주일’ 앞둔 가평 항사리교회 표정

13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상면 항사리교회 앞마당. 쌀 고구마 호박 무 배추 피망 고추 파 콩 등 농산물이 잔뜩 쌓여 있었다. 이 교회 교인들이 한 해 동안 정성껏 재배한 작물들이다.

초겨울 쌀쌀한 날씨에도 추수감사절(17일) 준비를 위해 모인 교인들은 올 한해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함을 앞 다퉈 고백했다.

항사리교회는 다른 농촌교회와 마찬가지로 출석 교인 40여명 대부분이 장·노년층이다. 올해 90세인 집사님은 기력이 없어 힘들지만 예배를 드릴때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새 힘을 얻는다고 감사했다. 미용실을 운영하다 큰 손해를 봤다는 30대 총각 집사는 새벽기도로 큰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이 잘 풀려 감사의 제목이 넘치는 교인도 있었지만 “큰 복을 주지 아니하실지라도 감사하다”는 조건 없는 감사도 흘러넘쳤다.

올해 설립 30주년이 된 이 교회는 추수감사절을 맞아 세례문답을 했다. 교인들은 문답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복음을 전한 참된 의미를 깨달았다. 교회는 추수감사절 당일에는 이웃초청 잔치를 연다. 교인들은 믿지 않는 이들을 한 사람 이상 전도해 영혼 추수의 기쁨도 얻고 싶어 한다.

부친 이상기(75) 원로목사의 뒤를 이어 2008년 제2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이주형(47) 목사는 올해는 유난히 감사할 것이 많았다고 했다. 폐렴을 앓은 89세 집사님은 기도를 받고 거의 회복됐고, 5년전부터 거동을 못하는 94세 권사님 댁에는 매주 금요일 심방을 가 예배를 드리고 있다. 몇 안되는 40대의 젊은(?) 교인들과는 스마트 폰으로 교제한다고 했다.

교회재정이 넉넉하지 않지만 인도 뭄바이 선교사를 후원하고 있다. 개척교회 두 곳을 돕고 있고, 기독교방송에 선교헌금도 낸다.

이 목사는 지역주민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전도를 중시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중보기도회를 열고 시간날때마다 거리전도와 심방을 하고 있다. 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며 예수사랑을 전하기도 한다. 또 주일학교 어린이들에게는 영성훈련을 겸한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교회는 복음화율이 10%안팎에 그치는 이 마을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마을에서 우상숭배가 사라지고 그리스도의 향기나 넘쳐나길 소망한다. 이 목사는 “군부대 지역이지만 최근 전원주택들이 들어서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마을 주민을 섬기고 말씀으로 치유 받는 참된 교회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가평=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