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국경제] 달갑잖은… 中, 2014년 이후 세계 1위 쌀 수입국
입력 2013-11-13 17:47
중국이 2000년대 들어 쌀 수입량이 가파르게 늘어나 내년 이후에는 세계 1위의 쌀 수입국에 오를 전망이다. 중국 내 쌀 가격 상승과 위안화 절상이 쌀 수입 증가를 부추기고 있어 농정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13일 이슈포커스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중국의 쌀 수입량은 290만t 수준으로 전년 대비 404% 급증했다”며 “올해와 내년에는 수입량이 각각 320만t, 340만t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해 나이지리아(340만t)에 이어 세계 제2의 쌀 수입국에 등극했다.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올해 이후에는 세계 최대의 쌀 수입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그러나 최근 쌀 수요량의 지속적인 증가와 함께 최저수매가격 인상 등으로 자국 내 쌀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주식으로 삼고 있는 자포니카(단립종) 계통 쌀의 중국 내 수매가격은 2010년 t당 2285위안에서 지난 10월 2920위안으로 27.7% 상승했다. 낟알이 길쭉한 인디카(장립종) 품종은 수매가격 상승폭이 훨씬 크다. 여기에 위안화 절상이 겹치면서 시세 차익을 노린 무역상들이 해외에서 쌀을 수입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쌀수입량이 급증한 지난해 평균 국제 쌀 가격(태국산 장립종 기준)은 t당 580달러로 2010∼2011년 평균가격(536달러)보다 8.2% 상승했다.
농협경제연구소 박재홍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쌀 수입 증가는 국제 쌀 가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므로 중국 및 국제 쌀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쌀 시장 개방 등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국제 쌀 가격 상승은 나쁜 신호만은 아니다. 수입산과 국산의 가격 차이가 좁혀질수록 국내 농가가 유리하다. 무역상 입장에선 높은 관세를 물고서 비싼 수입쌀을 들여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쌀 생산 기반이 붕괴되거나 세계적인 흉작이 발생해 생산량이 동반 추락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국제 쌀 가격 상승은 식량 안보 차원에서 달갑지 않은 소식이 될 수밖에 없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