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코스피 32P 폭락… 우선주 첫 퇴출 기록

입력 2013-11-13 17:40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축소 움직임에 코스피지수가 1% 넘게 급락, 1960선으로 내려앉았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외국인 투자자는 2000억원 가까이 주식을 처분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92포인트(1.60%) 급락한 1963.5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9거래일 중 7거래일간 하락했고, 종가로는 이날 지난 9월 6일(1955.3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양적완화 축소가 다음달 본격화할 수 있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지수 급락의 원인이었다. 시장은 그간 양적완화 출구전략 돌입 시기를 내년 1분기로 보고 있었지만 연준 인사들은 출구전략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양적완화가 영원히 이어질 수 없으며, 투자자들은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다음달 양적완화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고 비교적 선명히 발언했다.

개인투자자가 2300억원을 넘게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를 이겨내지 못했다. 1960억원 넘게 ‘팔자’세를 보인 외국인은 지난 4일부터 8거래일 연속 순매도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상위주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2.54% 하락한 141만9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현대중공업은 4.48% 떨어졌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2008년 10월 이후 계속됐던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금지 조치를 14일부터 해제하기로 했다. 공매도는 소유하지 않은 증권이나 빌린 증권을 매도하는 투자기법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 때 유동성 공급 등의 순기능이 있지만 투기 세력이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하는 수단으로 쓴다는 부작용도 지적받아 왔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주식시장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됐다고 보고 그간의 직접 규제를 간접 규제 방식으로 전환키로 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 폐장 이후에는 지난 7월 도입된 우선주 퇴출제도의 첫 적용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SG충남방적 1우선주’는 이날 상장 폐지가 확정됐다. SG충남방적우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90일 동안 시가총액을 5억원 이상으로 유지하지 못했다. 금융 당국은 이상 급등락을 연출하는 불량 종목을 솎아내겠다는 취지로 우선주 퇴출 제도를 도입, 시행 중이다.

14일에는 ‘고려포리머 1우선주’의 상장 폐지가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