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史를 바꾼 한국교회史 20장면] “기독교가 전 국민에게 노래하는 즐거움 선물”
입력 2013-11-13 16:58 수정 2013-11-13 21:54
문성모 서울장신대 총장 인터뷰
문성모 서울장신대 총장은 최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기독교가 한국 근대 음악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남녀노소 모두 즐겁게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총장은 “근대화 이전 여성들은 ‘소리’를 낼 수 없었고, 아이들이 부를 만한 노래도 별로 없었다. 유교적 분위기 속에 남녀는 노래는커녕 동석도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한국 교회가 근대 음악 발전에 어떻게 기여했다고 보십니까.
“교회 예배를 통해 여성들이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됐습니다. 기독교가 진정한 여성해방 운동에 앞장섰다고 봅니다. 또 어린이들의 입에 노래를 실어 주었습니다. 그야말로 전 국민에게 음악의 즐거움을 선물했습니다.”
-교회에서 음악인이 많이 배출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교회가 생기기 전에는 노래나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습니다. 선교사들이 세운 학교나 교회가 유일한 장소였습니다. 음악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교회나 선교사 학교에 몰려들었고 유명 음악가들이 많이 배출됐지요.”
-현재 한국 교회 음악이 침체돼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교회 음악이 ‘복음에 대한 응답’이라는 본래적 기능을 버리고, ‘주인’이 돼버리는 것 같습니다. 예배 음악이 아니라 무대 음악이 되는 거죠. 목회자들이 음악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고유의 음악을 키워가는 데 소홀한 것도 문제입니다.”
-어떤 부분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투자’입니다. 한 기독교인 작곡가에게 전해들은 이야기입니다. 불교재단에서 석가 탄신 칸타타 작곡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사례로 5000만원을 약속하더랍니다. 그는 거절했지요. 얼마 뒤 교회에서 곡 요청을 했는데 사례비는 언급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교회 음악가였던 바흐는 수많은 교향곡을 창작했습니다. 교회가 충분한 재정 지원을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노력이 필요합니다.”
문 총장은 현재 한국신학대총장협의회장, 한국찬송가공회·한국교회음악작곡가협회 이사다. 서울대 음대 졸업 후 장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최근 직접 작곡한 우리가락찬송 영문판(가문비)을 출간했다.
강주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