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세 참전老兵에 경의… 2차대전 리처드 오버튼씨

입력 2013-11-12 18:52 수정 2013-11-12 22:02

미국 재향군인의 날인 11일(현지시간) 전 국민의 시선이 한 흑인 노인에게 집중됐다. 주인공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군 가운데 생존해 있는 최고령자로 알려진 텍사스주 출신 리처드 오버튼씨. 올해 107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에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오버튼씨를 거명한 뒤 그의 참전기록, 귀국 후의 삶 등을 비교적 상세히 소개하면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당부했다.

청중의 환호와 박수에 두 차례 자리에서 일어서서 인사한 오버튼씨는 107세 노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한 모습이었다. 기념식에 앞서 그는 오바마 대통령 부부의 초청으로 다른 참전용사들과 함께 백악관에서 식사를 했다.

미국 언론들은 1906년 5월 11일 텍사스주 배스트롭 카운티에서 태어난 오버튼씨가 지금도 지팡이 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자동차 운전도 한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직접 나뭇가지를 치고, 거리 청소도 하면서 계속 몸을 움직이는 것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TV는 보지 않고 골치아픈 일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오버튼씨는 2차 세계대전 중 하와이, 괌, 팔라우, 이오지마(硫黃島) 등에서 복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올해는 한국전쟁이 끝난 지 60년이 되는 해”라면서 “우리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모든 이들에게 특별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역사에서 세대와 관계없이 두각을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고, 이들은 자진해서 손을 들고 선서를 했다”면서 “이들은 군복을 입고 전선에서 목숨을 바치면서 다른 사람들이 고국에서 더 안전하고, 더 자유롭고, 더 정의롭게 살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9일 주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도 “한국전쟁의 혹한과 베트남전의 폭염 등 모든 위험을 무릅쓴 영웅들에게 감사한다”며 한국전 참전용사 등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