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세 前금감원장 “한국경제에 먹구름 온다”
입력 2013-11-12 18:08 수정 2013-11-12 21:57
박근혜정부 출범과 동시에 자리에서 물러난 권혁세 (사진) 전 금융감독원장이 국내 경제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권 전 원장은 오는 15일 발간하는 저서 ‘성공하는 경제’에서 한국 경제가 직면한 현안과 과제를 70가지로 나눠 꼼꼼히 지적했다. 그는 “선진국 문턱에 선 한국 경제에 과거에 보지 못했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며 성장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권 전 원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기획재정부와 국무조정실 등을 거쳐 2011년부터 올 초까지 금감원장을 역임했다.
권 전 원장은 우선 공직생활 중 만난 공무원들에 대한 문제점을 들었다. 권 전 원장은 “일부 부처나 공무원은 법령 제·개정이 필요한 경우 정부입법보다 의원입법 형태로 추진하는가 하면, 야당이나 영향력 있는 일부 의원의 반대로 입법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면 아예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는 보신주의 처세술마저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고 적었다.
중앙정부와 국회, 지방정부의 협력관계도 강조했다. 권 전 원장은 “중앙정부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당파와 지역을 초월한 협력이 중요한 성공의 관건”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논란이 됐던 복지 문제에 대해서는 “현 사회는 승자독식 사회여서 든든한 사회안전망은 필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핀란드의 예를 들며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노키아가 무너졌지만 강한 복지 덕에 벤처기업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복지를 하기 위해서는 증세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권 전 원장은 “무상복지라는 달콤한 이름으로 국민에게 무임승차 의식을 조장하거나 허황한 환상을 심어줘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최근 전세난 등 부동산 문제를 두고 1∼2인 가구 증대, 출산율 감소, 귀농인가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를 주택정책 담당자들이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