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해외점포 상반기 순익 악화… 2012년비 14.5% 감소
입력 2013-11-12 18:07
국내 은행의 해외진출이 전형적인 외화내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외로 진출하는 영업점은 늘어나도 수익성은 되레 후퇴했다.
금융감독원은 12일 국내 11개 은행 해외영업점(지점·현지법인)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억827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5%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대비로 2010년(2억1180만 달러) 이후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기순이익의 하락은 국제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순이자마진 축소 등으로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20만 달러 줄어든 탓이 크다”며 “글로벌 경기부진의 영향으로 충당금 전입액이나 영업점 운영경비도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지난해 상반기(1.13%) 대비 0.30% 포인트 떨어진 0.83%를 기록했고 순이자마진 역시 1.51%로 전년 동기(1.74%) 대비 0.23% 포인트 하락했다.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실채권 비율은 6월 말 현재 1.2%로 지난해 말(0.9%) 대비 0.3% 포인트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의 하락과 달리 영업점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국내 11개 은행은 33개국에 148개 해외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5개 해외영업점이 폐쇄됐으나 11개 영업점이 신설돼 전년 말 대비 6개 영업점이 증가했다.
국내 은행 해외 영업점은 2011년 말 132곳에서 2012년 142곳, 2013년 6월 말 146곳 등 계속 늘어났다.
현지화 지표를 보면 은행별로는 신한·우리·하나·산업은행이 종합등급 2등급, 외환·국민·기업은행이 3등급을 받았다.
항목별로는 현지고객 비율 부문에서 신한·산업은행이 1등급을, 현지직원 비율 부문에서는 하나은행이 1등급을 받았지만 해외지점이 가장 많은 외환은행은 현지고객 비율·현지자금운용 비율·현지차입금 비율 부문에서 4등급을 받아 대조를 이뤘다. 국민은행은 초국적화 지수(해외점포자산·수익·인원의 비율을 지수화한 것)에서 가장 낮은 5등급을 받았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