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수사 어디로… 이석채 계열사 경영 과정 정치권 인사 개입 정황 포착

입력 2013-11-12 17:59
이석채 KT 회장의 계열사 경영 과정에 정치권 인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 회장의 배임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가 전날 KT 수사와 관련해 3차 압수수색을 실시한 기업 중에는 KT 자회사인 엠하우스와 거래업체 A사, KT캐피탈 등이 포함됐다. A사는 2010년 설립된 후 스마트폰 광고 연동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급성장했다. 엠하우스는 A사와 2011년 마케팅 플랫폼 제휴 계약을 맺고 거래를 해 왔다.

A사는 엠하우스와의 거래 과정에서 지난 5월 5억원 상당의 미수금 등 총 10억원가량의 채무를 지게 됐다. 엠하우스는 A사와 미납대금 분할납부 합의서를 작성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미수금은 지난 7∼8월에도 계속 발생했다고 한다. KT는 A사에 대한 재무 실사를 벌인 결과 ‘채무액이 수십억원에 달해 미수금 회수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장단 회의에서 이 같은 문제가 거론됐지만 오히려 이 회장은 상환을 연기해주고 지난 9월 20억원을 전환사채(CB) 형태로 추가 지원까지 했다. 당시 투자 지원은 KT캐피탈을 통한 펀드 형태로 이뤄졌다고 한다.

검찰은 이 회장이 A사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현직 야당 중진 의원이 청탁을 넣었다는 첩보를 입수해 사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 A사 관계자는 “(해당 의원과) 같은 대학 출신이어서 자문과 도움을 구하려고 만난 적은 있지만 정상적인 실사를 거쳐 투자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의원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했다.

검찰은 엠하우스와 A사가 맺은 계약서, 재무실사 자료 등을 확보해 이 회장의 지원 결정이 정상적인 경영판단에 따른 것인지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이 회장이 연임을 위해 전직 차관급 인사에게 해외여행과 자녀 유학경비 등 명목으로 수십만 달러를 전달했다는 첩보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회장 배임 혐의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얘기가 일부 파악돼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웅빈 문동성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