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진술서만 읽어봤어도 이런 결과 안 냈을 것”

입력 2013-11-12 17:58 수정 2013-11-12 22:18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대검찰청 감찰본부가 자신에 대한 정직 처분을 법무부에 청구한 것과 관련, “감찰위원회가 당사자 진술서만 읽어봤어도 이런 결과는 안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지청장은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법무부 징계위원회는 본인이 출석해 진술할 수 있으니까 거기 가서 하고 싶은 얘기를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국정감사에서 밝혔던 대로 사건 진행경위 등을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에 직접 나가 ‘특별수사팀이 국정원 직원 체포영장 집행 등을 독단으로 감행했던 것은 상부의 수사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피력하겠다는 뜻이다.

윤 지청장은 “대검 감찰본부가 감찰위원들한테 최소한 징계 혐의자의 진술서는 검토하도록 했어야 했다”며 “감찰본부가 자기들의 결과 보고서만 제공한 채 ‘팩트’ 없이 위원들에게 판단을 맡기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징계 여부를 결정할 때는 사실관계 확정이 기본인데 서로 말이 엇갈리는 부분을 일방적으로 정한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대검은 전날 감찰위원들에게 감찰 보고서와 대상자 서면진술 요약본만 제공했다.

그는 다만 “제가 모시던 검사장은 무혐의이고 나만 정직 청구된 것이 부당하다고 얘기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법무부 징계위에서 얘기하겠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했다.

전날 사의를 표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은 대검 감찰 결과에 대해 “감찰 대상이 됐던 내가 감찰 고유 영역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조 지검장은 “우리가 국민들에게 망가진 검찰의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국민의 검찰로 되돌려 드리기 위해서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했다”며 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미 마음을 비웠다”며 “후배들이 징계를 받게 됐는데, 설사 그 징계가 마땅하다 해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