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도심 출몰 최대 원인은 서식지 파괴”
입력 2013-11-12 17:52
늦가을 멧돼지의 도심 출몰이 심상치 않다. 지난 8일 하루에만 서울, 의정부와 성남 분당의 도심 한복판에 모두 4마리가 나타나 사람을 위협했다. 대도시 주변 개발에 따른 서식 환경 악화, 먹이 부족, 등산객에 의한 서식지 교란, 수렵 및 포획을 피하려는 서식지 이탈 등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2일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멧돼지 도심 출현 횟수는 2010년 79건, 2011년 380건, 2012년 641건으로 3년 새 8배 이상 급증했다. 올 들어 8월까지는 243건이었다. 포획된 개체 수도 2010년 27마리, 2011년 194마리, 2012년 195마리, 올 들어 8월까지 57마리로 증가 추세다.
특히 6개 특별·광역시 도심에서는 2011년 305건, 2012년 596건, 올 들어 8월까지 223건 출몰했다. 3년간 도심에 모습을 드러낸 멧돼지 수는 1389마리나 된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81건으로 6개 특별·광역시 중 가장 많았고 대전(365건) 부산(186건) 광주(151건) 울산(24건) 대구(17건) 순이었다.
환경부 최종원 자연정책과장은 “서울 북한산, 부산 금정산 등 도시에 서식하는 멧돼지가 자체 번식으로 증가하는 반면 어린 개체가 독립하면서 필요한 신규 서식지와 먹이가 부족한 것도 한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도시 주변 주요 진입로에 멧돼지 포획틀 및 피해 방지 시설을 설치하고 먹이가 될 만한 쓰레기를 신속히 처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특별·광역시의 도심 멧돼지 관리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도심에서 멧돼지와 마주치면 움직이지 말고 멧돼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게 좋다. 시력이 나쁜 멧돼지는 상대가 뛰거나 소리치면 오히려 놀라 공격한다. 크게 놀라거나 달아나려고 등을 보이는 등 겁먹은 모습을 보여도 안 된다. 환경부는 특히 11∼12월 교미 기간과 4∼5월 포유기에는 성질이 난폭하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