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하면서 전기도 생산… 슈퍼보일러 나왔다

입력 2013-11-12 17:24

보일러 제조업체 경동나비엔이 온수·난방뿐 아니라 전기까지 생산할 수 있는 가정용 보일러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경동나비엔은 1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신기술 설명회를 열고 가정용 초소형 열병합 시스템인 ‘스털링 엔진 m-CHP’를 공개했다. 발전기와 콘덴싱 보일러를 하나로 통합한 제품이다.

이 보일러에는 발전용 스털링 엔진이 장착됐다. 스털링 엔진은 1816년 스코틀랜드의 로버트 스털링이 고안했다. 최근 기술 발전에 따라 배기가스가 없고 열효율이 높은 엔진으로 각광받고 있다. 스털링 엔진을 이용한 초소형 발전기 개발도 전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스털링 엔진을 돌리는 데는 기본적으로 가스가 필요하지만 보일러에서 쓰고 남은 폐열도 재활용된다. 경동나비엔은 “일종의 신재생 기술로 발전효율 16%, 종합효율 97%의 초고효율 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스털링 엔진으로 생산 가능한 전기(1kwH급)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냉장고(700∼900ℓ)와 김치냉장고(350ℓ)·전등(5∼6개)·TV(139.7㎝·55형)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유사한 방식의 보일러가 차세대 녹색에너지 기기로 알려지면서 네덜란드 영국 독일 등을 중심으로 약 7000대가 보급됐다. 경동나비엔은 세계에서 네 번째,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이 기술을 개발했다.

경동나비엔은 2009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의 국책과제 ‘초소형 1㎾급 스털링 열병합발전 시스템 개발’의 총괄 주관 기업으로 선정돼 기술 국산화 연구를 진행해 왔다. 네덜란드 등에서 현장 테스트를 거쳐 지난해 9월 유럽 ‘CE 인증’ 취득과 동시에 유럽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내년 초 양산을 목표로 현장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나비엔 하이브리젠 SE’ 브랜드로 판매될 예정이다.

최재범 경동나비엔 대표는 “앞으로는 보일러가 단순히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데 머물지 않고 전력 수요에 대한 부담을 완화시키며 분산 발전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차세대 에너지 기기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