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건강 위해 2013년 겨울 김장은 소금기 확 줄인 저염으로

입력 2013-11-12 17:20


김장철을 맞아 저염 김치 클래스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삼성 전자는 지난달 28일부터 15일까지 전국 이마트를 돌며 저염 김장법을 알려주는 ‘지펠 아삭 건강한 요즘 김치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자연재료 산들애와 팬솔트도 지난 6일 ‘저염식으로 담근 팔도 김치’요리교실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가족건강을 위해서 짜지 않은 김치를 담그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짠 김치는 가족 건강을 해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 한국소비자원 정윤희 선임기술위원은 “김치는 세계적인 건강식품의 하나로 자랑스러운 전통식품이지만 건강을 위해선 저염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은 “지난 8월 시중에서 판매 중인 포기김치 16종의 나트륨 함량을 분석한 결과 100㎎당 평균 643㎎이 들어있었다”면서 “우리 국민 하루 평균섭취량인 김치 70g만으로도 나트륨 450㎎을 섭취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나트륨 1일 권장섭취량 2000㎎의 22.5%에 해당하는 양이다. 나트륨은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과다섭취하면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을 일으킨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올해는 겨우내 가족들이 먹을 김치를 짜지 않게 담가 보자. 요리 연구가들은 맛있는 저염 김치를 담그기 위해선 좋은 재료를 고르는 게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이 소금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 위원은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는 중간 크기로 속이 노랗고 꽉 차 있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배추 줄기 두께 10㎜ 이하, 키는 30㎝ 이하인 것을 고르면 된다. 김치전문가 이하연씨는 “김장 김치 맛의 8할은 배추를 절일 때 사용하는 소금이 결정한다”면서 서해안 천일염을 쓰라고 했다. 국산 천일염은 자세히 살펴보면 결정체가 직육면체이고, 손으로 문질렀을 때 잘 바스러진다. 쓴맛이 나지 않고 짭짤하면서도 단맛이 돈다. 이씨는 “국산 천일염에는 일반 정제염에는 없는 칼슘 칼륨 등 미네랄이 들어 있어 영양가도 뛰어나고 김치의 색상도 선명하게 유지해준다”고 말했다. 칼륨은 체내에 있는 나트륨을 배설시키는 작용을 하는 영양소여서 천일염을 쓰면 나트륨 흡수를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정 위원은 “염도를 낮춘 저염 김치의 감칠맛을 살리기 위해선 단백질이 풍부한 젓갈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액젓을 맛봤을 때 구수한 맛이 나야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것이다. 정 위원은 “양념도 짜서는 안 되므로 평소 넣는 젓갈 양보다 30%쯤 줄이는 대신 생새우를 갈아 넣으라”고 귀띔했다.

저염 김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절임 과정이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절임 방법이 조금씩 달랐다. 정 위원은 소금물에 담그는 대신 배추 켜켜이 소금을 뿌리라고 했고, 이하연씨는 보통 배추를 절일 때보다 소금의 양을 줄이는 대신 절임 시간을 늘리라고 했다.

저염 김치를 개발한 한국식품연구원 이명기 박사는 “일반 가정에서 김치를 담글 때 염도가 지나치게 낮으면 젖산균보다 오염균이 더 잘 번식해 맛이 변질할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싱겁게 담는다고 해서 무턱대고 소금을 줄여선 안 된다는 얘기다. 저염 김치는 특히 보관에 신경 써야 한다. 정 위원은 “온도가 높으면 이상발효가 생겨서 김치가 자극적인 신맛이 나면서 쉽게 물러질 수 있으므로 담근 뒤 바로 김치냉장고나 일반 냉장고에 보관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추천한 절임 방법

정윤희 선임기술위원=①배추를 이등분하고, 흰 줄기 쪽에 칼집을 한번 깊숙이 내준 다음 저온에서 12시간 이상 놔둬 배추를 차게 만든다. ②배추 줄기 쪽을 중심으로 켜켜이 배추 무게의 2% 정도 천일염을 뿌려 10℃ 이하에서 속이 위로 올라오도록 해 48시간 이상 놔둔다. ③냉수에 3번 씻고 채반에 얹어서 1시간 이상 물기를 뺀다. 짠맛이 느껴지면 염도가 1% 이상이므로 다시 한 번 씻어 물기를 뺀다.

김치전문가 이하연씨=①3㎏짜리 배추 1포기당 물 1ℓ, 소금 240g을 준비한다. ②배추는 밑동에 칼집을 넣어 손으로 반을 가른다. ③준비한 물에 소금 ½을 풀고 잘 저어 소금물을 만들어 배추 사이사이 뿌린다. 남은 소금을 줄기 부분에 뿌리면서 속이 위로 올라오도록 양푼에 차곡차곡 담고 남은 소금물을 붓는다. ③13∼14시간 절이는데, 2∼3시간에 한 번씩 위아래를 바꿔 놓는다. ④냉수에 3번쯤 헹궈 채반에 얹어서 물기를 완전히 뺀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