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의 기적] “도움 필요한 이들을 보니 나이 탓하며 방관할 수 없었다”

입력 2013-11-12 17:05


김대선 목사 등 고령 참가자들 이야기

지난달 22∼25일 인도 뭄바이를 찾은 월드비전 전북지부 팀은 총 인원 11명 중 70∼80대가 4명, 60대가 1명, 50대가 2명인 ‘고령화 가족’이었다. 30∼40대는 4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들은 “하나님 사랑을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만 있으면 나이는 방해되지 않는다”면서 나흘간 3곳의 빈민가를 방문하는 일정을 완수했다.

전북지부 소속으로 월드비전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대선(73) 목사는 팀이 뭄바이 동부지역개발 사업장 내 빈민가를 방문할 때마다 선봉에 서서 “크리스천은 돈이 목적이 되는 강도의 삶이 아니고 자신만을 생각하는 바리새인들의 삶도 아닌, 상처 입은 자를 긍휼히 여기고 치료하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사기를 북돋았다.

평소 다리가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전주성결교회 최규상(75) 장로는 좁은 골목과 언덕이 즐비했던 뭄바이 빈민가 자이산투쉬마타 방문일정을 빠짐없이 함께했다. 최 장로는 “내 다리가 아픈 것은 몸이 노쇠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못하고 쓰레기 더미에서 자라고 있는 이곳 어린아이들의 아픔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77세인 전주 호성제일교회 이종영 장로는 빈민가에서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연신 웃으며 손을 잡아줬다. 이 장로는 “처음 빈민가를 방문했을 때는 악취 탓에 얼굴을 찌푸리게 됐고, 혹여 병균이 옮을까 아이들의 손도 잡아주지 못했다”며 “그러나 하나님께서 날 회개하게 하셨고, 그들이 도와야 할 이웃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가장 나이가 많은 전주 신상교회 이광수(81) 장로는 “긴 비행시간과 열악한 환경 탓에 힘이 부치기도 했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 도움을 절실히 원하는 많은 지체들을 보니 주저앉을 수 없었다”며 “나의 작은 헌신과 나눔이 누군가의 생명을 건져줄 수 있고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뭄바이(인도)=글·사진 이사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