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백사장 폭 70m 복원 작전… 15톤 트럭 2만대 분량 모래 쏟아 붓는다

입력 2013-11-11 18:50 수정 2013-11-11 22:23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은 해마다 1500만명의 피서객이 찾는 전국 최대 규모 해수욕장이다. 2008년 1.46㎞의 백사장에 7937개의 파라솔이 설치돼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지만 모래가 파도에 휩쓸리면서 백사장이 점점 줄어드는 게 고민이다. 1947∼2004년 사이 백사장의 면적 54%, 폭 34%가 감소해 매년 모래를 투입해 인위적으로 모래사장을 만들고 있지만 땜질처방일 뿐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합쳤다.

해양수산부와 부산시, 해운대구는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을 확장하는 연안정비사업을 15일 착공한다고 11일 밝혔다. 이 사업은 국비 484억원과 시비 8억원 등을 들여 모래 62만㎥를 투입하는 대규모 공사로 2015년 완공 예정이다. 해수욕장 백사장 확장사업에 국가가 나선 것은 처음이다.

공사가 끝나면 길이 1460m의 해운대해수욕장 폭이 현재 40m에서 70m로 30m 넓어진다. 1940년대 백사장 규모를 회복하는 것이다.

사업을 시행하는 부산항만청은 우선 올해 15t 트럭 2만대 분량인 모래 19만㎥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모래 투입은 백사장에 모래를 부어 불도저로 미는 방식이 아니라 바다에서 길이 250m의 특수 펌프선의 배사관을 통해 모래를 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모래 유실과 어항 훼손을 막기 위해 해변 동쪽과 서쪽에 모래 이동을 막는 돌제(육지에서 강이나 바다로 길게 뻗쳐 나오게 만든 둑) 각 100m, 파도의 힘을 약하게 하는 잠제(물속에 설치한 수중 방파제) 200m 설치 공사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항만청은 한꺼번에 모래를 대량 투입하지 않고 일정량의 모래를 투입한 뒤 모니터링 등을 거쳐 순차적으로 추가 투입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모래를 투입하는 과정에서 환경 문제가 생길 것에 대비해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의도다.

인근 미포어촌계 등의 어민들은 “해운대해수욕장의 이안류(역파도)를 막기 위해 해마다 2000t 안팎의 모래를 투입해도 어장이 황폐화되는데 100년치 모래를 3년 안에 쏟아부으면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된다”며 미포항 모래 준설과 방파제 100m 연장 등을 요구,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배덕광 구청장은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 복원은 관광 활성화는 물론 태풍·해일 등 재해 예방에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