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축 거장들 제작 ‘광주 폴리2’ 베일 벗다

입력 2013-11-11 18:26

현대건축의 거장들이 제작에 참여한 ‘광주 폴리(Folly) 2차’ 사업이 베일을 벗었다.

도심 곳곳에 예술적 생명력을 가진 조형물을 세우는 광주폴리는 향후 100곳까지 늘어난다.

광주시는 11일 “2011년 광주비엔날레와 함께 첫선을 보인 폴리 1차 10곳에 이어 ‘인권과 공공기관’을 주제로 한 폴리 2차 8곳이 도심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옛 광주읍성 터에 집중된 1차와 달리 도심 전체로 건립 범위를 넓힌 2차 폴리는 9개국 8개 팀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폴리 제작에 투입된 예산은 25억원이다.

1차 폴리가 건축가 위주였다면 실용성을 살린 2차는 미술가, 소설가, 인문학자들이 결합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동안 폴리를 외면해 온 광주YMCA와 흥사단 등 시민단체들도 향후 관리·운영 주체로 직접 나서기로 했다.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건축가인 아이 웨이웨이는 각종 주방기구를 외부에 내건 1m 규모의 ‘포장마차’를 폴리로 설치해 다양한 요리 이벤트를 열도록 했다. 인도출신 예술가 그룹인 락스 미디어 콜렉티브 ‘탐구자의 전철’은 광주지하철 일부 구간을 예술적 문화공간으로 꾸몄다.

건축분야의 거장 렘 쿨하스와 잉고 니어만이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옆 도로에 건립한 폴리 ‘투표’는 여론조사도 직접 담당한다. 이 폴리는 사회적 문제와 시정현안에 대한 시민들의 찬성, 반대, 중립 의견을 각 통로를 통과하는 시민 숫자를 카메라가 자동 인식하는 방식으로 집계할 수 있다.

영국 건축가인 데이비드 아자예와 미국의 소설가 타이에 살라시는 광주천변에 ‘광주천 독서실’을 만들었다. 한국의 정자를 본 딴 이 곳에는 국내외 인권 관련 저서 200여권이 놓여 언제든 쉬면서 책을 볼 수 있다. 시민들은 이 곳에서 독후감 낭독 등의 문화행사도 직접 개최할 수 있다.

광주시는 시민협의회 등의 의견에 따라 작품과 설치장소 등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이 발생한 광주 도심과 인권, 공공기관의 함축적 의미를 담고 시민들과 소통의 폭을 넓히는 데 광주 폴리 2차 사업의 초점을 맞췄다”며 “5·18의 진정한 유산은 시민 공동체 정신과 그 전통을 올바로 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