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 대만 진출 급증세
입력 2013-11-11 18:24
일본 기업들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대만 시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자국 내 소비와 투자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만으로 진출하는 일본 기업은 계속 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오히려 더 급증하는 모습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대만에 진출한 일본 기업 수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600여개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지난 9월까지만 해도 벌써 500개였다.
일본 기업의 대표적인 대만 진출 성공 케이스는 전자상거래 회사 라쿠텐이다. 2008년 대만 시장에 진출한 라쿠텐은 대만 시장의 성공을 발판으로 프랑스 말레이시아 등에 잇따라 진출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전자상거래 회사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일본 기업들이 대만을 선호하는 이유는 우선 일본 식민지배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중국이나 한국에 비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과 대만의 이 같은 우호적 관계는 전자제품 생산과 같은 분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더욱 강화됐다.
더욱이 대만은 전체 수출의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다. 중국과 대만 사이에 언어와 문화적 장벽이 거의 없다는 점도 최대 이점이다. 히가시야마 미키오 대만 주재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은 “최근 중·일 관계 악화로 일본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대만은 중국 본토 진출을 원하는 일본 기업들의 일종의 ‘테스트 마켓’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