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삼호대숲은 겨울철새들 보금자리

입력 2013-11-11 18:22

겨울철새 까마귀가 올해도 울산 태화강 삼호대숲으로 모여들고 있다.

울산시는 태화강에서 지난달 15일 까마귀 50여 마리가 발견된 후 매일 개체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이들 떼까마귀, 갈까마귀는 몽고 북부, 시베리아 동부 등에서 서식하다 매년 10월 말부터 다음 해 3월 말까지 태화강 삼호대숲으로 찾아와 겨울을 보낸다. 전국 최대인 약 6만여 마리가 이곳을 찾는다. 지금이 여름철새인 백로와 겨울철새인 까마귀가 태화강에서 공존하는 시기다.

까마귀가 귀환하는 태화강 대숲에는 지난 여름동안 이곳을 지켜왔던 여름철새 백로들이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느라 분주하다. 삼호 대숲에는 봄부터 늦여름까지 백로 6000여 마리가 서식했다. 까마귀들은 수년 전부터 풍부한 먹이와 천적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태화강 삼호대숲을 겨울 보금자리로 삼고 있다.

특히 울산을 찾는 작은 몸집의 떼까마귀와 갈까마귀는 농경지의 벌레를 잡아먹고 배설물은 천연 비료가 돼 다음 해 농사에 도움을 주고 있다. 겨울동안 약 6만여 마리가 쏟아낸 배설물 무게는 50t에 이른다.

겨울 도심 한복판에 까마귀떼가 나타나는 것은 울산의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주요한 지표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그러나 수만 마리의 까마귀 서식으로 인근 주택가가 배설물 피해를 입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까마귀 배설물 처리반을 운영하고 전선 지중화 등을 통해 까마귀들의 주택가 접근을 차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