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품질 문책… 임원 3명 퇴진
입력 2013-11-11 18:16 수정 2013-11-11 22:17
현대자동차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사장) 등 임원 3명이 품질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사장을 비롯해 연구부문 핵심 인사들이 한꺼번에 사퇴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대차의 잇따른 리콜과 물이 새는 차량 논란에 따른 사실상 경질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현대차는 11일 권 사장과 설계담당 김용칠 부사장, 전자기술센터장 김상기 전무가 품질 현안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해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자발적 사의 표명’이라는 입장이지만 최근 국내외에서 진행된 대규모 리콜과 싼타페 등 차량에 물이 샌다는 불만 제기 등에 따른 경영적 조치라는 분석이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틈날 때마다 ‘품질 경영’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이와 동떨어진 모습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인사조치에 대해 “품질 경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함과 동시에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회사 주변에서는 이번 조치가 품질 문제에 관한 임직원들의 인식을 개선시키는 것은 물론, 회사 전반적으로 기강을 다잡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후임으로 설계 담당 부사장에는 박정길 바디기술센터장이, 전자기술센터장에는 박동일 전자설계실장이 각각 승진해 임명됐다. 바디기술센터장으로는 김헌수 설계개선실장이 자리를 옮겼다.
한편 현대차는 BMW의 M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의 AMG와 같은 고성능차 양산을 검토 중이다. 양승욱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장은 최근 독일 뤼셀스하임의 연구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개발 중인 i20 월드랠리카를 기반으로 슈퍼카급 고성능차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모터스포츠법인의 임무용 부장도 “고성능 차의 이름이 이미 결정돼 있다”고 했다. 현대차는 양산차의 고성능화, 속도와 내구성의 균형 등 종합적인 자동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10년 만에 다시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참가하기로 하고 월드랠리카 개발을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두 회사 창사 이래 국내와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완성차가 모두 800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기아차가 1962년 경기도 광명 소하리공장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3륜 화물차인 ‘K-360’을 생산한 지 51년 만이다. 두 회사는 93년 1000만대, 99년 2000만대, 2003년 3000만대, 2006년 4000만대, 2009년 5000만대를 차례로 달성했다. 지난해 7000만대를 넘긴 지 만 2년도 안 돼 8000만대 고지에 올라섰다. 8000만대는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아반떼’(전장 4550㎜)를 한 줄로 세울 경우 약 36만4000㎞에 달해 지구를 9바퀴 돌 수 있는 거리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