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TV시장 ‘S·U·P·E·R’ 성장 예고
입력 2013-11-11 18:12 수정 2013-11-11 22:17
올해 성장이 주춤했던 TV 시장이 내년에는 되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와 신흥시장의 제품 수요 증가, 프리미엄 TV 시장 확대 경향 등 호재가 많기 때문이다.
세계 평판TV 시장은 수량을 기준으로 전년 대비 올해 1.5% 성장하는 데 그쳤다. 금액으로는 역신장했다. 선진국들이 TV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교체하는 시기가 끝난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탓이다. 하지만 전자업계는 내년 ‘슈퍼(SUPER)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슈퍼효과란 ‘Sports(스포츠 행사)’ ‘UHD(초고화질)’ ‘Premium(고가·대형)’ ‘Emerging market(신흥시장)’ ‘Revolutionary Tech(혁신적인 기술)’ 등의 단어 앞글자를 각각 따서 붙인 이름이다.
업계는 내년 2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과 6월 브라질월드컵 등에 따른 특수로 TV 교체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와 더불어 가격이 2000달러(214만원) 이상인 UHD TV 등 프리미엄 시장도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 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수량 기준으로 내년도 평판TV 시장이 올해 성장률(1.5%)의 3배에 가까운 4.1%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남미, 중동, 동남아 등 신흥시장 국가들이 내년에 디지털 TV로 전환하는 것도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형 평판TV는 내년에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60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이 수량 기준 올해 6600만대에서 내년 78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체들이 올해부터 본격 출시하기 시작한 UHD TV 수요도 수량 기준 올해 127만6000대에서 내년 563만7000대로 342% 늘 것으로 보인다.
내년 프리미엄 TV 시장 성장세를 염두에 둔 국내 업체들의 마케팅 전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앞선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만큼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상하이, 베이징 등 중국 4대 도시에서 현지 V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85인치 UHD TV 마케팅을 진행했다. 5월에 열린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75인치 LED TV 등 주요 프리미엄 제품군을 이용해 경매에 나온 예술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이달 초 두바이에서 열린 정보통신 전시회 ‘지텍스(GITEX 2013)’에서 곡면 OLED TV와 UHD TV를 선보이며 중동시장 공략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11일 “올림픽, 월드컵 등의 행사가 짝수 연도에 있기 때문에 보통 업계에서는 홀수 연도 매출이 부진하다고 얘기한다”면서 “내년에는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예정돼 있고 LCD 가격 하락으로 프리미엄 제품 구매가가 낮아져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