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시카고 선물·옵션 엑스포’… “코스피200 투자 어떻게” 열기 후끈

입력 2013-11-11 18:16


“KRX(한국거래소)에서 파는 코스피200에 투자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죠? 브로커를 통하지 않고 직접 투자하는 방법은 없나요?”(가우라프 샤니 에스티 캐피탈 부사장)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힐튼 호텔에서 열린 ‘미국선물협회(FIA) 선물·옵션 엑스포’의 한국거래소(KRX) 부스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이들은 쉴 틈 없이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직원을 붙잡고 한국 파생상품 시장 투자에 대해 물었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열린 이 엑스포에는 전 세계 거래소, 기관 투자자, 브로커 등 약 5000명이 참여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코스피200’에 쏠려 있었다. 코스피200은 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종목 중 시장 대표성, 유동성, 업종 대표성 등을 따져 선정한 200종목으로 시가 총액을 지수화한 상품이다. 종합주가지수 움직임과 함께 움직이는 우리나라의 대표 선물·옵션 상품이다.

외국인들은 투자방법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쏟아 냈다. 거래소 직원들은 코스피200을 들어는 봤지만 실제 투자를 해보지 못한 외국인 투자자에게 투자 방법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이날 직접 부스에서 외국인들을 만난 이인표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과장은 “외국인들의 가장 큰 궁금증은 투자 방식”이라며 “우리나라 같은 경우 국내 투자사를 거쳐야 하는 등의 절차가 있어서 이런 것들을 안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소를 찾는 외국인 투자자의 발길은 예년보다는 다소 줄어든 모습이었다. 2년 전부터 매년 박람회에 참가해 온 주재형 우리선물 팀장은 “파생상품 엑스포에서 한국거래소 부스는 가장 뜨거운 곳이었다”며 “올해는 방문객들이 대거 일본·중국 거래소로 옮겨 가 결코 많은 편이 아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를 일본과 중국으로 뺏긴 건 우리나라 파생시장 규제가 심해진 탓이다. 정부는 지난 2011년 투자자 보호를 위해 코스피200 옵션 계약 단위를 5배 높였다. 이후 우리나라 일반 파생파생상품 거래량은 2011년 1위에서 지난해 3위로 밀리더니 올 상반기에는 8위까지 떨어졌다. 거래량 비중도 2011년에는 전 세계시장의 15.7%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3.7%로 떨어졌다.

엑스포에 온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물었다. 러시아 투자사 프리덤 파이낸스의 티머 투러프 대표는 “한국 파생상품시장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크게 줄어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한국은 개인투자자를 반기지 않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거래소는 일본과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홍보와 제도개선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임재준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부서장은 “일본은 2015년까지 파생상품 거래량을 두 배 늘리겠다고 선전포고까지 해 우리로서는 매우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실수요자들이 제대로 투자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를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글·사진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