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터지는 연예인 불법도박… 토니안·앤디·붐도 연루 “3∼4명 더 있다”

입력 2013-11-11 18:04 수정 2013-11-11 00:09


개그맨 이수근(38)과 방송인 탁재훈(본명 배성우·45)에 이어 아이돌 그룹 H.O.T 출신 가수 토니안(본명 안승호·35), 신화 멤버 앤디(본명 이선호·32), 방송인 붐(본명 이민호·31)이 불법 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외에 3~4명이 추가로 ‘도박 연예인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연예가와 방송가에 비상이 걸렸다.

릐불법 도박 덫에 걸린 연예인들=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윤재필)는 11일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수억원을 판돈으로 걸고 도박한 혐의(상습도박)로 토니안과 앤디, 붐을 지난달 불러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축구경기의 승리팀을 예측해 휴대전화로 돈을 거는 속칭 ‘맞대기’ 방식으로 한번에 수백만원씩을 걸고 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불법 도박 연예인 리스트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지만 가수와 연기자 등 유명 연예인 3~4명의 이름이 더 거론되고 있다. 지난 6월 상습도박 혐의로 징역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방송인 김용만(46)이 이용했던 스포츠토토 사이트 운영자의 주변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해당 연예인 명의의 계좌들이 포착됐다. 검찰은 13, 14일쯤 수사 전모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예인들이 불법 도박의 유혹에 빠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탁재훈과 함께 그룹 컨츄리꼬꼬에서 활동했던 신정환(38)은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또 현재 KBS ‘개그콘서트’ 등에서 활동 중인 개그맨 김준호(38)도 해외 도박 혐의로 활동을 중단했다가 8개월여 만에 복귀했다. 그룹 NRG 출신 가수 이성진(36), 야구선수 출신 방송인 강병규(41), 가수 신혜성(34) 등이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돼 연예계를 잠시 떠났다.

서울도박중독예방센터 관계자는 “지인들과 재미로 하게 됐다가 중독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한탕주의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연예인의 경우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릐연예계 11월 괴담? 방송가 비상=불법 도박한 연예인들이 잇따라 공개되자 ‘연예계 11월 괴담’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년 11월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87년과 90년 가수 유재하와 김현식이 사망했고 듀스의 김성재는 95년 의문사했다. 클론의 강원래는 2000년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됐고 싸이는 2001년 대마초 흡입 혐의로 구속됐다.

이번 도박 파문으로 방송가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연예인들이 대거 하차하게 될 전망이다. KBS의 ‘1박2일’과 ‘우리동네 예체능’, tvN ‘백만장자 게임 마이턴’ 등에 출연했던 이수근은 10일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 의사를 밝혔다. 또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과 새 예능 ‘패션왕 코리아’, 파워FM ‘붐의 영스트리트’와 KBS ‘출발 드림팀 시즌2’에서 맹활약했던 붐도 자숙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탁재훈은 케이블채널인 Mnet의 ‘비틀즈 코드 시즌2’, 토니안은 QTV의 ‘20세기 미소년’, 앤디는 JTBC ‘신화방송’에 출연 중이지만 하차가 확실히 된다.

김미나 지호일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