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방사된 반달곰 형제 2013년 겨울 무사히 넘길까
입력 2013-11-11 18:05
지난달 중순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형제가 무사히 겨울나기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1일 “지난달 17일 지리산에 방사된 반달가슴곰 수컷 두 마리가 자연적응훈련장 반경 2㎞ 이내에서 활동하며 야생생활에 순조롭게 적응 중”이라고 밝혔다. 반달가슴곰 형제는 올 1월 전남 구례 종복원기술증식장에서 태어났다.
공단은 무선 위치추적 결과 반달곰 형제가 아직 활발하게 자기 영역을 차지한 것은 아니지만 방사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새 서식지에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로 보고 있다. 이배근 공단 종복원기술원 부장은 “반달가슴곰을 방사한 첫해에는 태어나서 살았던 곳에 대한 익숙함 때문에 방사 지점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곳에서 동면을 트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초겨울 추위는 반달가슴곰 형제의 동면 시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전망이다. 반달가슴곰 동면 시기는 기온보다 적설량에 영향을 받는다. 눈이 많이 쌓이면 먹이를 찾기 어려워 동면 시기도 앞당겨지지만 올해는 지리산의 먹이 자원이 풍부한 편이다. 이 부장은 “반달가슴곰 형제가 밤, 도토리, 다래 열매 등을 하루에 10㎏씩 먹으며 체중을 늘리고 있다”면서 “다음달 중순이면 굴 등을 찾아 겨울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야생에 방사된 반달가슴곰이 새끼에서 성체까지 무사히 자라날 확률은 30% 미만일 정도로 낮다. 2004년 지리산종복원사업 시작 후 지금까지 모두 36마리의 반달가슴곰이 자연에 방사됐으며 현재 29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