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비상… “제조업체 손익분기점 넘어섰다”

입력 2013-11-11 17:50

무역의존도가 95%에 육박하는 우리 경제에 환율은 ‘아킬레스건’이다. 환율이 급락하면, 즉 원화가치가 급등하면 가격 경쟁력을 갉아먹으면서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준다. 현재 원·달러 환율 수준은 이미 국내 제조업체의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원화가치가 10% 오르면 제조업 수출액은 4.4%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달 29일부터 1주일 동안 매출액 기준 340대 제조업체 중 106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환율 손익분기점은 1066.4원이라고 11일 밝혔다. 지난 1∼8일 평균 환율이 1062.0원임을 감안하면 이미 적자구조에 직면한 상태다.

업종별 손익분기점 환율은 펄프·종이·가구 1105.0원, 식품 1091.7원, 기계·전기장비 1087.5원, 석유화학 1081.3원이었다.

이어 섬유 1062.5원, 자동차·부품 1055.4원, 전자·통신기기 1051.9원 순이었다. 반면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철강은 1048.3원, 비금속광물은 1037.5원으로 비교적 낮았다. 원화가치가 올라가면 더 적은 돈으로 더 많은 원재료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업종의 손익분기점 환율이 낮은 것이다.

또 원화가치가 10% 오르면 국내 제조업 수출액은 평균 4.4%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액 감소폭이 가장 큰 업종은 펄프·종이·가구(7.5%), 전자·통신기기(7.5%)였다. 식품(5.3%), 의약품(5.0%), 기계·전기장비(4.2%), 철강(3.8%), 석유화학(3.5%), 자동차·부품(3.4%)이 뒤를 이었다.

환율은 제조업체 채산성에도 영향을 미쳐 원화가치가 10% 오르면 영업이익률은 평균 0.9% 포인트 떨어졌다. 하락폭은 섬유가 1.9% 포인트로 가장 컸고 이어 전자·통신기기(1.5% 포인트), 철강(1.2% 포인트), 기계·전기장비(1.1% 포인트) 등의 순이었다.

자동차업종은 그나마 환율변동 대응, 해외생산 확대, 부품 현지조달로 대응해 영업이익률 감소가 0.6% 포인트에 그친 것으로 추산됐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정부의 수출 금융 및 보증지원 확대, 외환시장 개입, 수출 마케팅 지원 등 적극적 지원과 환율방어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