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정석’ 기업은행 배워라… 여자부 V리그 전승 행진
입력 2013-11-11 17:33
프로배구의 승리공식은 의외로 단순하다. 안정된 리시브에 이은 정확한 토스, 그리고 용병의 강타로 이어지는 공격패턴이다. 반면 서브를 넣는 쪽에서는 세터에게 정확하게 연결되지 않도록 강서브로 리시브를 흔들어야 한다. 따라서 토종선수들은 정확한 리시브와 토스로 용병이 공격하기 편하도록 역할이 분업화돼 있다. 여기에 용병을 도와줄 보조공격수가 강하면 금상첨화다.
지난 시즌 IBK기업은행이 창단 2년만에 여자배구 정상에 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개막을 앞두고 모든 감독들은 기업은행의 강세를 예상했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11일 현재 3연승으로 단독선두에 나섰다. 전승팀이 없는 남자부와 달리 여자부는 인삼공사(2승)와 함께 기업은행이 무패를 달리고 있다.
기업은행의 강점은 여러 곳에서 엿보인다. 리시브와 수비에서는 노장 남지연(30)이 여전히 전성기와 다름없는 활약을 펼친다. 지난 시즌 GS칼텍스에서 이적한 뒤 허술했던 기업은행의 뒷문을 책임졌다.
노장 세터 이효희(33)는 여전히 팀을 리드하고 있다. 그의 손에서 푸에르토리코 용병 카리나와 토종 공격수 김희진, 박정아가 포진한 공격 삼각편대가 춤을 춘다. 용병에게 절대 의존하는 타팀과 달리 기업은행은 카리나에게 30.2%의 공격점유율을 주문한다. 이어 김희진에게 27.3%, 박정아에게 22.3%를 분담토록 해 용병의 공격성공률을 높이면서 장기레이스에 대비한 체력안배에도 신경을 쓴다. 이에 따라 비록 3게임을 치렀지만 카리나는 득점(76점), 공격성공률(48.7%), 서브(세트당 0.83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김희진(48점) 박정아(47점)도 득점부문 4, 5위에 올라있다.
2008년부터 3년간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카리나는 “현재의 기업은행이 2008년 흥국생명 우승 당시보다 훨씬 강팀”이라고 은근히 자랑했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