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밴쿠버… 이승훈이 돌아왔다
입력 2013-11-12 05:12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스타 이승훈(24·대한항공)이 자신이 세운 최고 기록을 넘어서며 3년 만에 월드컵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에 따라 이승훈은 내년 소치올림픽 메달 가능성도 높였다.
이승훈은 11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에서 펼쳐진 2013∼2014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5000m 디비전A(1부리그) 경기에서 6분7초04로 3위를 차지했다.
이날 기록은 2009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자신이 세운 6분14초67보다 7초63이나 빠른 한국신기록이다. 4년 만에 7초 이상 빨라진 셈이다.
이승훈의 이 종목 월드컵 메달은 2010년 베를린 2차 대회 이후 3년 만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5000m 은메달과 1만m 금메달을 획득한 이승훈은 2010∼2011시즌 두 종목에서 각각 월드컵 금·은메달을 따낸 이후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지난 시즌 1만m에서 두 차례 동메달을 차지하며 기량 회복 가능성을 보인 이승훈은 이번 시즌 첫 개인전 레이스에서 모처럼 ‘광속 질주’를 벌이며 금빛 희망을 쐈다.
현재 이승훈의 상태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준비 과정을 연상시킨다. 당시 쇼트트랙에서 갓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은 불과 한 달 동안 세 차례 신기록을 세웠다. 5000m 한국 기록을 6분28초49에서 6분14초67로 무려 14초 가까이 앞당긴 것이다.
전날 여자 500m 세계신기록을 세운 이상화(24·서울시청)는 1000m에서 4위에 오르며 다음 대회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남자 단거리 간판스타 모태범(24·대한항공)은 500m 디비전A 2차 레이스에서 34초47로 은메달을 따냈다. 이틀 전 1차 레이스에서도 2위(34초523)에 오른 모태범은 불과 0.01초 뒤져 금메달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하지만 첫날보다 0.05초 줄였다.
한편 ‘쇼트트랙 차세대 여왕’ 심석희(16·사진·세화여고)는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월드컵 시리즈에서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1000m와 3000m 계주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여자 1500m에서 우승하면서 올 시즌 3개 대회와 지난 시즌 포함, 9개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심석희는 이번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모두 2개 이상의 메달을 수확했다.
심석희가 정상급 실력을 굳건히 유지하면서 여자 대표팀의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소치 올림픽 쇼트트랙 종목별·국가별 출전권은 월드컵 3∼4차 대회 성적을 토대로 배분된다.
남자 1000m에서는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1분23초487로 레이스를 마쳐 샤를 아믈랭(캐나다·1분23초446)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현수는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러시아 대표로 참가 6분45초229의 기록으로 캐나다(6분44초799)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