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도시, 작은 여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1월 13일 열린다

입력 2013-11-11 17:28 수정 2013-11-11 22:25


서울 소격동 옛 국군기무사령부 자리에 들어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13일 개관한다. 앞서 11일 개관특별전에 대한 언론설명회가 열렸다. 개관전은 ‘경복궁 옆 도심 미술관’이라는 개념을 살려 전통과 현대미술이 어우러지고, 대중의 삶과 밀착된 예술작품을 선보인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자유로운 관람 동선=전시실은 1층과 2층의 8개관이다. 담장 없는 열린 미술관을 지향하는 만큼 1관부터 8관까지 순서 없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건물 구조가 사각형이어서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지만 헷갈리지 않도록 빨간 선으로 각 전시실 방향을 표시했다. 전시 관람 후 미술관 뒤쪽에 있는 조선시대 종친부를 둘러보고, 옛 기무사 건물 옥상에서 경복궁을 내려다보는 것도 좋다.

◇5가지 주제의 ‘베스트 5’=개관전은 5가지 주제로 70여 작가의 작품 120여점을 선보인다. ①‘연결-전개’는 각국 7명의 큐레이터가 7명의 작가를 선정한 전시로, 세계와 연결된 한국미술의 미래를 모색한다. 이 가운데 대만 작가 리밍웨이의 ‘움직이는 정원’이 눈길을 끈다. 좌대에 꽃을 설치한 작품으로 관람객이 꽃을 옮겨 모이고 흩어지게 할 수 있다.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협력으로 이뤄지는 ②‘알레프 프로젝트’는 환상문학의 거장인 아르헨티나 보르헤스의 단편소설에 등장하는 무한한 공간(알레프)에서 따왔다. 8개 팀의 설치작품 5점과 공연 3편이 소개된다. 손을 흔들 때 느껴지는 근육의 긴장감 등을 식물의 움직임으로 연출한 미국 작가 필립 비슬리의 ‘착생식물원’이 압권이다.

③‘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을 보여준다. 자이트가이스트는 1980년대 독일의 신표현주의를 일컫는 것으로 정치적이고 서술적인 작품을 말한다. 국내 중진 작가 39명의 59점이 전시된다. 조선총독부(중앙청) 건물의 미니어처를 수십 개 배열한 장화진 작가의 작품이 이채롭다.

서울관을 활용한 맞춤형 설치작품을 선보이는 ④‘현장제작 설치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는 서도호 작가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 속의 집’이다. 서울관 중심인 서울박스에 3층 높이의 아파트와 한옥을 결합시킨 작품이다. 모기장 그물로 만든 작품 뒤쪽으로는 종친부가 보인다. 서도호 작가의 아버지 서세옥 화백이 소장품 전에 출품해 부자가 나란히 개관전에 참여했다.

⑤‘미술관의 탄생’은 서울관 건립기록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전시다. 노순택 백승우 등 작가가 참여한 사진기록과 다큐멘터리 제작사 DK미디어가 촬영한 영상기록, 작가 양아치가 음향기록을 담당해 제작한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백승우 작가의 건축 현장사진이 리얼하게 다가온다.

◇편의시설과 프로그램=영화관, 도서관, 멀티프로젝트홀, 아트존, 레스토랑, 카페테리아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낮 시간에 찾기 어려운 관람객들을 위해 매주 수·토요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연장 개방한다. 서울관 8개 전시실 통합 관람료는 7000원. 과천관∼서울관∼덕수궁관을 잇는 셔틀버스를 하루 4차례 무료 운행한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