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과 학교폭력 가해학생들 어울려 캠프
입력 2013-11-11 16:05
[쿠키 사회] 경기 고양경찰서 경찰관과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이 함께 모여 ‘힐링케어 캠프’를 열었다.
고양경찰서 청소년계장 등 학교전담 경찰관 4명과 학교폭력 가해학생 7명은 8~9일 인천 강화도에서 몸으로 부대끼며 마음으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첫날 경찰서에 집결, 강화도로 이동한 이들은 역사 문화 탐방을 한 후 외포리의 한 펜션에서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그간 마음고생을 한 부모님께 사과와 감사의 편지를 쓰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둘째 날은 떡 체험관에서 직접 떡을 만드는데 참여하면서 직업의 다양성과 고귀함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사진). 이어 강화역사문화박물관으로 이동해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우리 민족의 생활상을 보면서 역사의식을 고취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쳤다.
캠프에 참가한 한 학생은 “경찰관과 함께 1박2일 캠프를 하게 되다니 정말 싫었고 도살장에 끌려오는 기분이었는데 막상 참여해 보니 정말 재미있고 뜻 깊은 시간이었다”면서 “앞으로 새롭게 생활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다른 한 학생은 “나는 싸움만 잘 하는 줄 알았는데 떡 만들기 체험을 하면서 내가 떡 만드는데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장래 직업으로 신중하게 생각해 보겠다”고 말해 참가자들을 폭소하게 했다
이형세 고양경찰서장은 “학교폭력 가해학생과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이번 캠프를 기획했다”면서 “이 캠프가 학생들에게 행복한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양경찰서는 올해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을 대상으로 30명의 힐링케어 클래스를 운영한 결과 단 1명(3.3%)만 재범을 했다고 밝혔다. 이는 여느 선도 프로그램에 비해 효과가 좋아 교육계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강화=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수익 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