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전이 억제하는 신약 후보 물질 찾아내… 김성훈 서울대 교수 연구팀
입력 2013-11-11 03:18
국내 연구진이 암 전이 과정을 조절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밝히고 이를 기반으로 암 전이를 막는 약물 후보물질을 찾아냈다. 향후 항암제 개발로 이어질 경우 지금과는 전혀 다른 개념의 글로벌 ‘혁신 신약(First-In-Class)’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 김성훈(사진) 교수팀은 제약기업 유한양행, 삼성의료원 난치암사업단 등과 공동 연구를 통해 ‘KRS’라는 효소가 암세포에서 지나치게 많이 발현되며, 그중 일부는 세포막에서 ‘라미닌수용체’와 결합해 암세포의 전이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규명, 지난해 7월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어 KRS와 라미닌수용체의 결합을 억제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연구에 착수했다. 그 결과 KRS와 라미닌수용체 결합을 차단하고 암이 퍼지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주는 치료 물질을 발견해냈다고 10일 밝혔다. 이 기술을 이전받은 유한양행은 유효 약물의 효능을 더욱 발전시켜 처음보다 항암 활성을 크게 높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 1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김 교수는 “암의 치사율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암이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전이현상’인데 아직 전이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약물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우수한 암 전이 억제 약물이 개발된다면 최소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