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벅지’ 덕분에… 이상화 또 세계新
입력 2013-11-10 18:17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가 월드컵에서 또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이상화는 10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1부 리그) 2차 레이스에서 36초74를 기록, 예니 볼프(독일·37초18)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올해 1월 캘거리에서 열린 월드컵 6차 대회에서 36초80이라는 세계 기록을 수립한 이상화는 10개월 만에 이를 0.06초 단축하며 신기록을 작성했다. 당시 여자 선수 중 가장 먼저 36초90의 벽을 넘은 이상화는 이번에는 36초70대에 진입하면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이상화는 전날 1차 레이스에서 36초91로 우승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정상에 올랐다. 월드컵 포인트 는 200점으로 볼프(160점)를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이상화가 세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비결은 체중 감량이다. 체중이 줄면 그만큼 적은 힘으로도 스피드를 끌어올리기가 쉬워진다. 줄어든 체중만큼 근력까지 약해지는 역효과를 방지하려면 철저한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 체육과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 처음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할 때 이상화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전보다 2㎏가량 체중이 줄고 허벅지 굵기는 3㎝ 이상 늘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줄어든 체중은 5㎏에 이른다. 몸은 날씬해졌지만 근력은 예전보다 더 강해지면서 단거리에서 스피드를 내기에 가장 적합한 몸으로 만든 셈이다.
이상화는 또 줄곧 약점으로 느끼던 스타트를 보완했다. 밴쿠버 올림픽 당시 이상화의 첫 100m 기록은 10초 34였으나 이날 세계신기록을 작성했을 때는 10초 21까지 단축됐다.
이상화는 주종목인 500m뿐 아니라 1000m에서도 기록이 단축되고 있어 의외의 성과가 나올지도 관심이다.
지난 9월 캐나다 전지훈련 도중 참가한 현지 대회에서 1000m를 1분13초66에 주파하며 지난 1월 자신이 세웠던 한국신기록을 경신했다. 3년 넘게 1분 15초26에 머물러 있던 1000m 한국기록은 불과 8개월 사이에 1.6초나 단축됐다. 500m에서 마지막까지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이 길러지면서 1000m기록도 단축되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