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너무나 꼼꼼한 철수씨
입력 2013-11-11 04:58
연내에 신당 창당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요즘 인재 영입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기성 정치인을 포함한 수많은 영입 대상에게 이력서를 받고, 직접 면접을 보는 등 꼼꼼히 챙기고 있다는 후문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10일 “이력서 제출이라는 게 정치권에선 다소 생소한 일”이라며 “지역 정치인들이 살아온 배경과 경력, 재산, 가족관계 등이 담긴 이력서를 내라는 말에 좀 황당해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 정치와 정치 혁신에 맞는 인물을 찾다보니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안 의원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난 9월 1차로 호남 기획·실행위원 명단을 발표한 뒤 예상치 못한 문제가 곳곳에서 터졌다. 이력서까지 받았건만 전과자 영입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사생활 관련 전과가 있었던 해당 인물이 자진해서 물러나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꼼꼼한 점검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됐다고 한다.
또 측근 몇몇이 주도하는 인재 영입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과거 야당 내 특정 계파로 분류됐던 인사들이라 사감(私感)에 치우쳤다는 지적이었다. 실제 전북의 경우 민주당 정동영(DY) 상임고문계가 주로 포진됐다. 보수·중도층은 물론 새누리당 등 여권 인사 영입이 쉽지 않은 것이 이 때문이라는 얘기까지 돌았다.
그러나 안 의원의 성격이 너무 꼼꼼하다 보니 정치세력화 또는 신당 창당이라는 갈 길은 바쁜데 인재 영입의 진도가 더디다는 불만도 나온다. 핵심 측근은 “중량급 정치인을 만나서도 한 번에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며 “답답하긴 하지만 잘못된 건 또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은 이날 지역 조직화를 담당할 전국 12개 권역 466명의 실행위원 명단을 추가로 발표했다. 서울 113명, 경기 72명, 인천 28명, 대전 32명, 충남 16명, 충북 14명, 광주·전남 80명, 전북 61명, 부산·경남 41명, 제주 9명 등이다. 실행위원들은 신당 출범 시 지역 기반을 형성할 전망이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