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현대카드… 대출금리 대폭 올려
입력 2013-11-10 17:51
현대카드가 지난해보다 대출금리를 대폭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기조에 역행하는 것으로, 고금리 적용 회원 비율이 가장 높은 현대카드가 여전히 대출 장사에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시중은행 가계 대출금리는 2011년 12월 연 5.37%에서 지난해 말 4.54%, 지난 7월 4.31%, 9월 4.26%로 점진적으로 내려갔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등 영향으로 1년9개월 만에 대출금리가 1.11% 포인트 하락한 셈이다.
반면 여신금융협회에 공시된 카드사별 ‘수수료 등 수입비율(평균 이자율)’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현금서비스 이용자의 평균금리는 지난해 1분기 연 21.50%에서 지난 3분기에는 21.61%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1분기 연 18.83%였던 현대카드의 카드론 대출금리도 올 들어 20%대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말 연 22.14%였던 KB국민카드의 현금서비스 평균금리는 지난 3분기 21.18%로, 카드론 금리는 지난해 초 18.06%에서 16.24%로 떨어졌다. 신한카드의 지난 3분기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금리도 지난해 초보다 각각 0.86% 포인트, 0.77% 포인트 낮아졌다.
현대카드 측은 “신용등급이 낮은 대출자가 많아 상대적으로 평균 대출금리가 높아 보인다”고 해명했다. 다른 카드사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대출자가 상대적으로 많아 전체 금리 평균이 높아지는 착시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근거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송호창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신용등급 기준에 따라 지난 2분기 대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 현대카드의 저신용등급(6∼10등급)의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대출 비중은 각각 전체의 29.93%와 63.4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의 저신용등급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대출 비중은 각각 52.72%와 69.74%에 달했다. 송 의원실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예전에는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이 몰렸는지는 몰라도 2011년 이후에는 다른 카드사와 거의 차이가 나지 않거나 오히려 적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개인신용등급별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이 공개될 경우 카드론을 이용하는 중간 등급의 이자율이 선명하게 비교되면서 수익 챙기기에 급급하고 호화판 외부 행사에만 관심을 쏟는 카드사들은 외면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