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키우고 저소득층 돕고… 기업 사회공헌 큰 결실

입력 2013-11-10 17:45 수정 2013-11-11 00:58

2011년 6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4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한국 출신의 젊은 음악가 5명이 나란히 입상하자 세계 클래식 음악계는 깜짝 놀랐다.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벨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폴란드 쇼팽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힌다.

당시 베이스 박종민씨와 소프라노 서선영씨가 남녀 성악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피아노 부문에서는 손열음씨가 2위, 조성진씨가 3위에 올랐다. 바이올린 부문에서는 이지혜씨가 3위를 했었다. 이 중 박씨를 제외한 4명은 금호아시아나가 발굴해 후원한 ‘음악영재’였다.

국내 기업이 씨를 뿌린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탄탄한 열매를 맺고 있다. 오랜 세월 변함없이 ‘이익 환원’을 실천하며 단단하게 뿌리 내리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해 기업 및 기업재단이 벌이는 207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한 결과 지속 기간이 평균 10.7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30년 이상 장수하고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SK 장학퀴즈(41년) 등 7개에 이르렀다. 20∼29년이 된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10개, 10∼19년은 60개, 5∼9년은 130개 등이었다.

롯데그룹은 1983년 국내 최장수 기초과학 전공자 중점지원 장학재단을 설립해 물리, 화학,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 전공자들을 31년째 지원해 오고 있다. 삼성화재 시각장애인 안내견 학교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LG그룹은 1995년부터 저소득 가정 어린이 중 키가 심하게 작은 저신장증 아이들을 돕고 있다. CJ 푸드뱅크는 빈곤 아동을 위해 1999년부터 20억원에 이르는 식품을 매년 기부하고 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설립한 아산복지재단은 1978년 전북 정읍을 시작으로 의료시설이 열악한 지역에 종합병원을 세우고 있다.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주로 장기 투자가 필요한 인재양성, 문화, 복지 분야에 집중되는 특징을 보인다. 기업 사회공헌 전문가인 루트임팩트 허재형 국장은 “사회공헌 활동이 효과를 내려면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추진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