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GS, 대대적 사업구조 개편 왜?

입력 2013-11-10 17:45

국내 재벌기업들이 대대적인 사업 구조개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겉으로는 사업 효율화를 위해서라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근래 들어 삼성과 GS그룹 등에서 구조개편 바람이 거세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를 대상으로 흡수합병·매각·인수 등 방식을 통해 구조조정을 실시 중이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상장사 30%)이고 내부거래액이 매출의 12% 이상(거래액 200억원 이상)이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 및 규제 대상이 된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내부거래 비중이 매출의 30%를 넘는 계열사의 지배주주(지분 3% 초과 보유자)에게 증여세를 물리는 것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최근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을 1조500억원에 인수하고 외식사업 부문을 떼어내 별도 법인 삼성웰스토리를 세웠다. 건물관리 부문은 에스원에 매각키로 했다. 에버랜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총수일가 지분율이 42.3%,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46.4%로 높아 일감 몰아주기 규제 및 과세 대상으로 꼽혀 왔다. 삼성SDS는 삼성SNS를 흡수합병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SNS는 이 부회장 지분율이 45.7%, 내부거래 비율은 55.6%에 달한다. 하지만 삼성SDS로 합병되면 일가 지분이 19.1%로 낮아져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고 내부거래액도 대폭 줄어든다.

GS에서는 지난달 계열사인 물류·레저업체 승산이 또 다른 계열사인 STS로지스틱스와 승산레저를 흡수합병했다. STS로지스틱스와 승산레저는 공정위의 감시 대상에 올라 있었다. 대성은 지난 9월 계열사인 에스씨지솔루션즈를 통해 총수일가 지분율이 100%인 서울도시산업을 흡수합병했으며, 앞서 태광은 4월 일가 지분율 100%인 계열사 티알엠을 사업분야별로 나눠 다른 계열사가 맡게 했다.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10일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총수일가에게 매년 현금을 내야 하는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 내부거래 비율을 낮추거나 영업이익을 낮추려는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