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중 3.2명만 합격 대기업 취업 ‘별따기’

입력 2013-11-10 17:44


대졸자들의 취업이 갈수록 ‘바늘구멍’이 되고 있다. 취업 경쟁이 심해지면서 각 기업의 대졸 신입 공채에 지원한 100명 중 3.5명만 최종 합격까지 살아남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다 대기업 쏠림 현상이 커지면서 대기업 취업경쟁률은 중소기업의 5배를 넘어섰다. 채용 과정에서 면접 비중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325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13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 보고서를 10일 발표했다. 취업 경쟁률은 평균 28.6대 1에 이르렀다. 2008년 조사 때는 26.3대 1이었다.

기업 규모별 취업 경쟁률을 보면 중소기업 외면 현상이 뚜렷했다. 취업이 어려운데도 연봉·복지 등 조건이 좋은 대기업만 원하는 것이다. 대기업 경쟁률은 31.3대 1로 2008년(30.3대 1)보다 높아졌다. 반면 중소기업 경쟁률은 6.0대 1로 2008년(8.4대 1)보다 낮아졌다. 특히 대기업 경쟁률은 중소기업 경쟁률의 5.2배에 달했다.

취업난을 반영하듯 지원자 100명당 최종 생존자 수(최종합격자)는 3.5명에 불과했다. 서류전형에서 48.6명, 필기시험에서 11.5명이 생존하는 데 그쳤다. 2008년 조사 때 3.8명보다 최종 생존자가 줄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00명당 3.2명, 중소기업은 16.7명이 살아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업들은 채용 과정에서 면접의 중요도를 높이고 있다. 서류전형 비중은 2006년 40.3%에서 2011년 39.9%, 올해 34.9%로 내리막이었지만 면접전형 비중은 2006년 52.5%에서 2011년 56.3%, 올해 59.9%까지 상승했다.

면접을 한 번만 실시하는 기업이 줄고 두 번 이상 하는 기업이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대기업은 두 번 이상 면접을 하는 비율이 86.0%로 나타나 2008년(48.9%)보다 급증했다.

면접이 부각되면서 응답 기업의 64.2%는 토익 점수, 학점 등 ‘스펙’을 서류전형 때 최소한의 자격요건으로만 활용한다고 답했다. 9.5%만 채용의 핵심 잣대로 쓴다고 했다. 하지만 스펙을 앞으로도 현재의 비중만큼 활용하겠다는 기업이 75.7%에 달했다. 스펙 중에는 업무 관련 자격증(5점 만점 기준 3.88점)을 가장 선호했으며 인턴 등 사회경험(2.75점), 학교성적(2.57점), 외국어 성적(1.69점), 수상경력(0.71점)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올해 입사한 대졸 사원의 평균 나이는 28.4세였고 학점은 4.5점 만점에 3.57점, 토익 점수는 703점으로 조사됐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