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기독인 3인이 말하는 ‘동북아 평화와 교회’… “동북아 평화, 꾸준하고 진솔한 대화가 답”

입력 2013-11-10 18:36 수정 2013-11-10 09:52


“정치편향적인 만남은 걷어내고 서로의 속마음을 나누는 진실한 관계부터 만들어 나가면 좋겠습니다.”(가와카미 나오야 일본 도호쿠헬프 사무국장)

“갈등 상황에 좌우되지 않고 꾸준한 대화를 포기하지 않을 때 다양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우웨이 베이징기독교협의회 상임부회장)

영토 분쟁으로, 때로는 민감한 정치 현안으로 갈등을 안고 사는 한·중·일 3개국 크리스천들의 마음 속에는 동북아 평화를 향한 큰 틀의 공통분모가 있었다. 우선 진솔한 대화모임을 시작하자는 것, 그리고 그 모임을 꾸준히 이어가자는 것이다.

WCC 부산총회 참석차 부산 벡스코를 방문한 한·중·일 크리스천 활동가 3명을 최근 만나 ‘평화의 사도’로서 동북아 교회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과 중국 교회는 중국 내 탈북 주민들을 위한 지원협력사업을 논의해 볼 수 있습니다.”

한국YMCA전국연맹 생명평화센터 이윤희(45) 사무국장은 현재 한·북·중 간 민감한 외교 사안으로 꼽히고 있는 탈북자 문제를 두고 한·중 교회의 ‘갈등 조정자’ 역할을 기대했다. 급속한 우경화로 치닫고 있는 일본의 경우, 평화헌법(9조) 개정 저지를 위해 한·중·일 교회가 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중국정부가 허가한 삼자교회 소속의 베이징기독교협의회(BCC) 우웨이(50) 목사는 원론적인 입장에서 3국간 ‘대화’를 강조했다. 그는 “‘믿는 자’의 입장에서는 상호 대화의 문을 여는 게 중요한 활동”이라며 “(전쟁이나 분쟁 등이) 나쁘다는 공통된 이해를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동북아 3국이 평화로 향하는 출발점이자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가와카미(40) 사무국장은 일·중 교회간의 진전된 대화 방식을 선결 과제로 꼽았다. “일방적인 의사 전달에서 한 발 더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교회와 더불어 비정부기구(NGO), 시민단체들 사이의 교류가 더 많아지면 서로 속 깊은 얘기가 나올 겁니다.”

한·중·일 교회의 교류와 더불어 자국 교회가 당면한 과제는 중요한 기도제목으로 와 닿았다.

“중국교회는 중국 사회에 더 기여해야 합니다. 많은 중국인이 아직도 하나님을 모르고 있어요. 교육과 사회복지, 자선사업 등을 통해 교회를 더 알려나가야 합니다.”(우웨이 목사)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고통, 특히 원전 피해는 현재 진행 중이고 얼마나 커질지 아무도 모릅니다. 상처의 치유와 회복, 복구에 있어서 교회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가와카미 사무국장)

“한국 교계는 여전히 교권화·개교회 중심 속에서 교회의 일치·연합·협력은 여전히 약합니다. 남북 평화에 이어 동북아 평화,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한 조정·화해자로 섬기려면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컬 운동은 더욱 활발해져야 합니다.”(이 국장)

부산= 박재찬 양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