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의 ‘도심 출격’… 학교·도로·주택가서 하룻새 4마리 출몰
입력 2013-11-09 00:20
서울을 비롯한 도심에 8일 하루 동안 멧돼지 4마리가 출몰했다. 멧돼지가 초등학교와 도로, 카페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공간에 나타난 탓에 곳곳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10시쯤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중앙초등학교 운동장에 멧돼지 1마리가 나타났다. 이 멧돼지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쏜 권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당시 학교 관계자들은 ‘멧돼지가 나타났으니 절대 학생을 건물 밖으로 내보내지 말라’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져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 멧돼지는 사살되기 전 지하철 1호선 녹양역에서 처음 발견돼 골목길을 따라 학교까지 700~800m를 활보했다.
도로에 뛰어든 멧돼지도 있었다. 이날 오전 9시쯤 경기도 성남시 야탑동의 한 도로에 몸무게 120㎏의 멧돼지가 나타났다. 이 멧돼지는 도로를 헤집고 다녔고 경적을 울리는 차들을 피해 달아났다. 이후 백화점과 버스터미널을 거쳐 이매동의 한 아파트 단지까지 700여m를 돌아다녔다. 멧돼지는 이 아파트 철제 담장을 머리로 들이받은 뒤 인근 카페에까지 뛰어들었으나 이내 피를 흘린 채 쓰러졌다.
이 밖에도 서울 연희동 서울외국인학교 인근과 부암동 북악산 자락 주택가에서 각각 1마리가 나타나 현장에서 사살됐다.
멧돼지가 자주 도심에 출몰하는 까닭은 교미 경쟁에서 밀린 탓에 산에서 도망 나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경기도 동물구조관리협회 관계자는 “11~12월은 멧돼지 교미철인데 영역 다툼에서 밀려난 멧돼지가 이동하다가 도심으로 내려왔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수렵꾼들이 풀어놓은 사냥개를 피해서 내려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