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韓 독일 피터 바이어하우스 교수 “한국교회, 순교자 기억하고 재복음화 길 찾아라”

입력 2013-11-08 19:05 수정 2013-11-08 23:10


“순교자들의 간증을 기억하십시오. 화해의 사역에 더욱 힘쓰십시오. 북한의 형제자매들을 위해 공개적으로 기도하십시오.”

독일의 복음주의 선교신학자인 피터 바이어하우스(84) 전 튀빙엔대 교수가 전하는 한국교회를 향한 조언이다. 1980년 서울 여의도에서 200만명 넘게 참가했던 세계복음화대성회 강사로도 유명한 그는 8일 서울 도곡동 강변교회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 월례발표회 에서 주제 발표를 했다.

바이어하우스 교수는 ‘세계기독교의 동향과 한국교회에 드리는 조언’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독일 교회를 포함한 서구교회의 위기상황을 서너 가지로 꼽았다. 하나님 말씀의 권위에 대한 왜곡, 종교 혼합주의에 따른 복음화의 약화, 일부일처 및 가정제도의 붕괴 등이다. 그는 “서구 교회들과 교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성령의 부으심을 새롭게 받아 질병으로부터 씻음을 받고 참된 부흥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를 향해서는 “재복음화되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그는 성경이 말하고 있는 ‘영생’을 ‘하늘에 떠 있는 과자’처럼 비현실적으로 생각하는 무신론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순교자들의 간증을 기억하고, 핍박으로 정의가 유린당한 북한의 형제자매들을 위해 공개적으로 기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어하우스 교수는 또 “전 세계 170여 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2만4000명의 한국 선교사들의 화해 사역을 강화하고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면서 “이 같은 활동을 통해 한국교회가 재복음화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폐막한 WCC 부산총회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WCC는 현대적인 신학 사상을 전달하면서 불행하게도 이단적인 사상까지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기관”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그는 “WCC 부산총회를 통해 세계교회가 한국교회의 영성을 경험하고 전 세계 참가자들이 한국교회의 내·외적 성장 비결을 나누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발제자로 나선 현직 교계 인사들도 한국교회에 대한 일침을 아끼지 않았다. 김영한 기독교학술원 원장은 “한국교회가 보수와 진보의 첨예한 양극주의적 사고방식을 지양해야 할 때”라며 “세계교회의 흐름 속에서 다양성 속의 일치 추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신대 총장을 지낸 정일웅 목사는 “WCC 부산총회는 한국의 보수·진보교회가 하나로 연대하는 자리가 되어야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양측 모두 자기정당성만 주장하다가 기회를 놓쳤다”고 안타까워했다.

월례발표회에 앞서 열린 기도회에서는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목으로 이정익 신촌성결교회 목사가 설교한 데 이어 오정호(대전새로남교회), 이수영(새문안교회) 목사 등이 한국교회의 연합과 협력을 위해 기도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