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테스트서 특정인 봐주기 들통나자 은폐… 황당한 축구협 심판위원장

입력 2013-11-08 18:37

국내 심판계를 총지휘하는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이 심판 체력 테스트에서 특정 심판을 비호해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져 파장이 예상된다.

축구협회는 9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징계위원회를 개최한다.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는 인물이 이재성(55) 심판위원장이다.

축구계 관계자는 8일 “이 위원장이 지난 5월 대전에서 실시된 심판 체력 테스트에서 특정 인물이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왔고, 이 사실이 발각되자 사건을 은폐하려고 시도한 것으로 드러나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고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5월 대전에서 열린 심판 체력 테스트에서 A 심판이 테스트를 치르기 직전 B 심판이 몰래 코스에 들어가 트랙에 설치된 콘의 위치를 바꿨다가 감독관에게 들켰다. 체력 테스트는 400m 트랙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150m(30초)를 뛰고 50m(35초) 걷기를 번갈아 최소 20회 뛰어야 합격하는데 B 심판이 뛰는 거리가 줄어들고 걷는 거리가 늘도록 콘의 위치를 바꿨다.

당시 테스트를 진행한 감독관이 이 모습을 우연히 발견해 A 심판을 퇴장시켰고, 콘의 위치를 바로잡아 나머지 테스트를 실시했다.

감독관은 곧바로 이 사실을 축구협회에 보고했지만 심판위원장이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지난달 축구협회 내부에서 문제 제기가 이뤄지면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고, 사건을 조사한 결과 이재성 위원장의 지시로 B 심판이 콘의 위치를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