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첼로 리피 vs 최용수’ 두 감독 연봉은 64대1… ACL결승전은 몇대몇?

입력 2013-11-09 05:23

2억5000만원 vs 160억원의 지략 대결이 펼쳐진다. 아시아 클럽 정상을 놓고 맞대결을 벌이는 FC서울의 최용수(40) 감독과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마르첼로 리피(65) 감독의 연봉 차이는 무려 157억여 원. 하지만 연봉 2억5000만원(추정)을 받는 최 감독은 “리피 감독의 엄청난 연봉과 광저우 선수들의 천문학적인 몸값이 우승을 보장하진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은 9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 광저우의 톈허 스타디움에서 광저우와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을 치른다. 양 팀은 지난달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2대 2 무승부를 기록했다. 원정경기에서 2골을 넣은 광저우는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서울보다 유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서울은 이기거나 3대 3 이상으로 비겨야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다.

중국의 맨체스터시티라 불리는 광저우는 중국의 거대 부동산그룹 헝다(恒大)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신흥 강호다. 거대자본으로 무장한 광저우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우승을 이끈 ‘명장’ 리피 감독을 연봉 160억원에 영입했다.

리피 감독은 8일 텐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광저우와 서울은 모두 막강하다”며 “전열이 잘 조직돼 있고 외국인, 국내 선수가 모두 출중하다. 광저우가 서울을 꺾고 우승할 가능성은 절반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감독 말대로 광저우 선수들의 몸값은 천문학적이다. 광저우의 외국인 선수 3인방 무리퀴(27·이적료 350만 달러·약 37억원), 엘케손(24·이적료 750만 달러·약 79억원·이상 브라질)과 콘카(30·이적료 1000만 달러·약 106억원·아르헨티나)의 몸값은 222억원에 달한다. 광저우는 전체 선수의 몸값은 500억원이 넘는다. 광저우의 1년 예산은 약 1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 250억원인 서울의 5배에 육박한다.

서울은 돈에선 광저우에 밀리지만 정신력에선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의 저명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한국 선수들은 클럽 경기라도 국가 간의 자존심이 걸려 있으면 경기에 임하는 자세부터 달라진다”며 한국 축구가 국제 대회에서 강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8일 서울 구단에 따르면 서울 선수단은 전날 오후 중국 광저우의 텐허 보조경기장에서 치른 첫 훈련 때 방해를 받았다. 경기장 주변에는 훈련이 시작되기 전부터 광저우 팬으로 추정되는 200여명이 몰려들었다. 그리고 경기장 외곽에 있는 건물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을 향해 레이저 포인터를 쏘고 야유를 보냈다. 광저우 팬들은 성향이 거칠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경기가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서울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