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8기 3중전회 11월 9일 개막… 2020년 中 청사진 나온다
입력 2013-11-08 18:34 수정 2013-11-09 00:23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이끄는 중국 공산당이 2020년까지 추진할 ‘개혁 로드맵’을 제시할 18기 3중전회(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가 9일 시작됐다.
베이징 시창안제(西長安街) 양팡뎬루(羊坊店路)에 있는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소속 징시(京西)호텔에서 비공개로 열리는 18기 3중전회는 오는 12일까지 계속된다.
◇초점은 경제개혁과 민생 개선=18기 3중전회는 지난 20년 사이에 가장 늦게 열리는 3중전회다. 회의 개최 불과 열흘 전에야 비로소 일정이 확정됐다. 과거 3중전회는 한 달 전에 일정이 발표됐었다. 이는 회의 준비과정에서 개혁을 둘러싼 개혁파와 보수파 간 갈등이 간단치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중국 국민들이 소득수준 증대에 따라 과거보다 훨씬 높은 정치·경제·사회적 요구를 하고 있는 데 대해 시진핑 체제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 것인지가 주된 관심거리다.
이에 따라 회의에서는 개혁개방을 더욱 심화하고 분출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개혁개방을 통한 시장경제체제 촉진을 위해 정부의 권한을 대폭 시장에 이양하는 내용의 행정관리제도 개혁은 ‘리코노믹스(리커창 총리의 경제정책)’의 핵심 내용으로 눈길을 끌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핵심 싱크탱크인 국무원 발전연구중심은 최근 ‘383개혁안’을 통해 시장경제 촉진과 국유기업 개혁을 강조한 바 있다.
지역별 계층별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호적제도와 토지제도를 고치는 것도 민생개혁안의 주된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부패 등 부조리를 척결함으로써 사회불안 요인을 제거하는 것도 목전의 과제다.
하지만 정치제도와 관련해서는 당내 민주화, 권력에 대한 감독 강화 등 일부 개혁은 진행되겠지만 공산당 체제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개혁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회의 장소 징시호텔은 ‘신비한 곳’=이번 회의 장소는 인민대회당이 아니다. 징시호텔은 5성급으로 국무원과 중앙군사위원회가 대규모 회의를 열 때도 이용한다.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정치협상회의를 준비하는 회의도 여기서 열린다.
1959년 건축된 러시아식 건물로 이름만 호텔일 뿐 당 고위 간부들이 머무는 중난하이(中南海)와 인민대회당 등과 같은 급으로 관리된다.
이 호텔은 일반인에겐 ‘신비한 곳’일 뿐이다. 호텔 건물 밖으로는 높은 담이 세워져 인도에서는 호텔 안이 잘 보이지 않는다. 길 건너편으로는 옛 국영 CCTV 건물이 있고 당 대회 등이 열릴 때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미디어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신화통신은 이 호텔에 대해 ‘보안 조치가 가장 엄격한 곳’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제일 안전한 호텔로 불린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은 모두 빨간색 카펫이 깔렸으며 인민해방군 전사들이 곳곳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9·11 테러’ 이후 호텔에 대한 보안시설을 완전히 새로 정비했다. X선 투시기는 물론 CCTV가 촘촘히 설치돼 있다.
이곳 직원들은 ‘10가지 준수사항’을 꼭 지켜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중에는 회의장에서 입수한 문건이나 녹음테이프 등은 곧바로 주최 측에 돌려줘야 한다는 게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여태까지 회의 상황이 한번도 외부로 유출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자랑으로 내세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