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부산총회] “정의·평화·생명의 복음을 더 널리 전하겠습니다”… WCC 제10차 부산총회 폐막
입력 2013-11-08 18:27 수정 2013-11-08 23:12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8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내렸다. 세계교회 지도자들은 9박10일간 부산에서 전 세계의 영적 상황을 접하며 “생명의 하나님, 정의와 평화로 우리를 이끄소서”라고 기도했다.
폐막에 앞서 총회 대의원들은 ‘함께 순례를 떠납시다’라는 제목의 부산총회 메시지를 발표했다. 메시지는 “우리는 경제적 생태적 사회적 영적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전 지구적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부활하신 하나님, 희망의 선물 그리스도께서 성령의 불길로 세계를 밝혀주신다. 길을 비추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여정을 인도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폐회식에서 WCC총회 한국준비위원회 대표대회장 김삼환(서울 명성교회) 목사는 “130년전 한국에 선교사를 파송해 준 미국 장로교와 감리교, 호주 장로교 등 서구의 모든 교회에, 수많은 억압과 고통 속에서 믿음을 지키기 위해 순교한 믿음의 선조들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한국교회는 이번 총회에서 이집트와 시리아, 라틴아메리카 등 많은 크리스천이 당하고 있는 고통을 청취했으며 그들의 아픔을 나누는 데 참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영적 회복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으며 성경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면서 “부산에서 일어난 성령의 바람, 사도행전의 바람이 유럽은 물론 전 세계로 향하길 기도하며 다시 만나는 날을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한국교회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를 표했다.
파송예배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성공회의 마이클 랩슬리 사제가 설교했으며, 참석자들은 부활을 상징하는 계란을 나눴다. 예배 후 150명의 신임 중앙위원들은 모임을 갖고 의장에 아그네스 아붐 박사(여·케냐 성공회), 부의장에 게나디우스 주교(터키 동방정교회)와 매리 앤 스완슨 목사(여·미국 감리교)를 각각 선출했다. 차기 중앙위원회는 내년 2월 스위스에서 열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시작된 WCC 부산총회에서는 중동지역과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 폭력과 가난, 차별, 투기자본, 세계화, 에이즈 확산 등으로 수난받고 있는 기독교인과 여성, 어린이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소개됐다. 참석자들은 에큐메니컬 운동을 통해 공동체의 치유와 회복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향후 수십년간 WCC와 세계교회의 흐름을 좌우할 선교문서와 일치문서가 채택됐다. 30년 만에 새로 발표된 ‘함께 생명을 향하여’라는 제목의 선교문서는 창조세계 전체가 선교와 구원의 대상이며, 성령의 능력으로 겸손한 선교를 펼쳐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하나님의 선물과 일치로의 부르심’으로 이름 붙여진 일치문서는 한 하나님, 한 그리스도를 믿는 하나 된 교회가 정치·경제·생태·인종적 적대관계에 있는 온 세상을 하나 되게 하고 치유하기 위한 선교사역에 주력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WCC는 또 선교운동의 새로운 동력을 오순절교회와 정교회가 강조하는 성령론과 기독론에서 찾았다. 마당워크숍과 에큐메니컬 좌담에서는 오순절교회와 청년층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총대들은 인권과 평화, 정의를 위한 뜻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한 성명서’ ‘중동지역 기독교인의 존재와 증언에 관한 성명서’ ‘기후변화에 대한 회의록’ 등 12개 문서에 집약했다.
한국은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이 아시아 대표 공동회장에 선출되는 성과를 얻었지만, 당초 2석이 예상됐던 중앙위원에는 배현주 부산장신대 교수만 선출됐다.
부산=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